김재연·이석기 의정활동 대신 '버티기식' 당권투쟁 매진임수경, '변절자' 논란 국가정체성으로 번지자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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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지난달 30일부로 시작됐다. 300명의 국회의원들은 앞으로 4년 간 각각 헌법기관으로서 헌법정신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의정활동에 임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정체성을 의심 받으며 '종북(從北)' 논란에 휩싸인 의원들도 있다. '종북'은 북한의 조선노동당과 그 수괴인 김일성·김정일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성향을 뜻하는 말로, 대한민국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부정경선과 국가관 논란으로 전방위적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 탈북자를 향해 '변절자' 등의 막말을 쏟아낸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 등 '종북성향' 의원 3인방의 지난 한주간의 발자취를 따라가 봤다.

    ◆ 고개 든 김재연…꽁꽁 숨은 이석기

    국회 개원일인 30일 당 안팎의 사퇴 압박에도 '버티기'로 일관해온 김재연 의원이 국회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반값등록금국민본부' 주최로 열린 '반값등록금 법안 19대 국회 1호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 ▲ 통합진보당 김재연 청년비례대표 의원이 30일 국회 앞에서 첫번째 일정으로 개최한 반값등록금을 촉구하는 집회장소 옆에서 한 공익요원이 종북좌파 국회입성반대를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김재연 청년비례대표 의원이 30일 국회 앞에서 첫번째 일정으로 개최한 반값등록금을 촉구하는 집회장소 옆에서 한 공익요원이 종북좌파 국회입성반대를 반대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때 군복을 입은 한 남성이 김 의원이 국회 앞에 나타났을 때부터 쫓아다니며 '1인 시위'를 벌였다. 피켓에는 '종북좌파 국회 입성 안돼. 고려연방제 No'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김 의원의 표정엔 여유가 묻어났다. 전방위적 사퇴 압박을 받는 사람이라고 보여지 않았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에 19대 국회 개원 소감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나중에 답하겠다"며 자리를 떴다.

    김 의원은 총선 공약에서 또 기자회견에서 '반값등록금법' 1호 통과를 촉구했지만 국회 어느 곳에도 김 의원의 이름으로 된 반값등록금 법안은 찾아 볼 수 없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총선 공약을 반드시 지키겠다며 4.11 총선 이후 50여일 간 경쟁적으로 준비한 법안을 앞다퉈 입법화 하고 나선 것과 상반된 처사이다. 당선 확정 이후, 당권 투쟁에만 매달리며 정작 국회의원으로 필요한 법안, 정책 준비에 소홀했던 결과다.

  • ▲ 30일 국회 앞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한 김재연 의원. ⓒ 연합뉴스
    ▲ 30일 국회 앞 반값등록금 집회에 참석한 김재연 의원. ⓒ 연합뉴스

    반면 당권파의 '핵심'으로 불리는 이석기 의원은 하루 종일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의원은 이튿날인 31일까지 2주째 어디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잠행'을 이어갔다.

    지난 4.11 총선에서 단일후보를 내는 등 연대했던 민주통합당에서도 아직 소수 의견이긴 하지만 '제명' 움직임이 일자 대책 마련에 착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비례대표 선출이)민주적 절차에 따라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자진사퇴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 새누리·민주, '제명' 움직임 일자‥몸 낮춘 통합진보

    새누리당은 31일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의 제명 가능성을 거론한 민주통합당에 자격심사청구를 공동으로 제출하자고 제안했다. 새누리당은 '순위조작'으로 비례대표에 당선된 두 의원에 대해 국회법에 따라 제명해야 한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국회법 138조에 따르면 국회의원 30명 이상의 서명이 있으면 다른 의원의 자격심사를 국회의장에게 요구할 수 있다.

  •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진사퇴를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제명논의에는 시간을 끌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자진사퇴를 공식적으로 요청했지만 제명논의에는 시간을 끌고 있다. ⓒ 연합뉴스

    1일에는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까지 가세했다.

    "국회는 국가의 안위가 걸린 문제를 다루는 곳인데, 기본적인 국가관을 의심받고 또 국민도 불안하게 느끼는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퇴하는 게 옳다."

    특히 박 전 위원장은 "사퇴가 안되면 (제명) 가야 한다고 본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새누리당이 적극적으로 나오자 민주통합당은 '당장은 아니다'며 시간벌기에 나섰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런 입장이 담긴 논평을 내어 놓았다.

    "두 의원이 자진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아직 새 국회 구성이 되지 않았고 이 문제를 논의할 윤리위도 구성돼 있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제명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이에 통합진보당 혁신비대위 강기갑 위원장은 민주통합당 '달래기'에 들어갔다. 그는 "진보정치 15년 역사상 초유의 징계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쇄신 노력을 조금만 더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진보가 무너지면 야권연대의 한 축이 무너져 내리는 것이고 정권교체의 구도가 무너지는 것"이라고 했다. 반면 새누리당에게는 "종북주의니 하는 색깔론 말고 다른 레파토리는 없는가"라며 맹비난했다.

    일부에선 민주통합당이 자격심사에 동의할 의사가 없으면서도 두 의원에 대한 비난 여론이 가열되자 당분간 통진당과 정치적 거리를 두려는 목적에서 자격심사 문제를 꺼낸 것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 이석기, 잠행 19일 만에 국회 첫 출근…태연한 척

  •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제2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5일 오전 국회 제2 의원회관 의원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부정경선 파문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은 5일 국회에 처음 출근했다.

    지난달 17일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한 지 19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었다.

    수십 명의 취재진 앞에 선 그는 "20대 운동권의 심정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웃음을 보이며 애써 태연한 척 노력하는 듯 했다.

    그는 기자들이 먼저 사퇴 의사가 있는지를 묻자 "(부정경선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지면 그 결과에 따라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진다. 현재로서는 사퇴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

    최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표가 자신의 제명을 추진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작심한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유신의 부활을 보는 것 같다. 박정희 군사독재 시대에 인혁당 사건으로 무고한 민주인사들이 사법살인을 당했다. 입법부의 사법살인이 아닌가 생각된다. 2만불 시대에 500불 시대의 생각을 하고 있다."

    2만불 시대(대한민국)에 500불 시대(북한)를 추종하는 것은 그 자신으로 보이는데 태연하게 발언하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 의원은 이후 사무실로 올라가 보좌진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오전 9시쯤 국회 본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의원회의에 참석했다.

    점심시간에는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 진상조사위원회 발표에 항의하며 분신을 시도한 당원 박영재씨를 병문안하기 위해 한강성심병원을 찾았다. 이곳에도 기자들이 모여들자 "여기도 오셨냐. 뺑이친다(고생한다는 뜻의 은어)"며 농담을 건넸다.

    ◆ 김재연 "北 체제거부, 전쟁하자는 얘기밖에 안돼"

    같은날 김재연 의원은 4일 "북한의 체제를 거부한다고 하면 그것은 전쟁하자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밤  KBS1TV 뉴스라인에 출연해 "연평해전, 연평도 포격처럼 북한이 도발해도, 공격을 해도 우리가 참아야 하느냐"는 질문에 "맞불을 놓으며 전쟁을 일으키면 안 된다"고 했다.

     "지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5년간 남북관계가 매우 심각하게 경색되면서 더 많은 희생과 어려움이 있었다. 남북 화해가 조성돼야 한다. 국민들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서도 공당으로서 (북한 체제를 인정하는 국가관은) 마땅히 지켜야 할 노선이다."

    북한을 애써 두둔하는 그의 발언은 북의 권력 세습문제에 대해서도 한결같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명박 정부에서 많은 국민들이 안보 관계에서 불안감을 느꼈다. 제가 가진 대북관, 통일노선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과 많이 비슷하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북한의 3대 권력 세습은 저 역시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는 것, 북한의 통치 권력을 승계하는 것, 이것은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한다."


  • ▲ KBS 방송화면
    ▲ KBS 방송화면

    김 의원의 이러한 발언은 비례대표 후보 경선 부정사건을 계기로 자신과 이석기 의원 등 통합진보당 경기동부연합 세력의 종북(從北)주의 노선이 드러나자 여론의 흐름을 바꿔보려는 시도로 보인다. 상투적인 '전쟁이냐 평화냐' 프레임을 또 들고 나온 것.

    사퇴 압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자신들을 '평화 세력'으로, 새누리당 등 여권을 '전쟁 세력'으로 몰아세우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이후 좌파 정치 세력이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펼쳤던 '전쟁이냐, 평화냐'가 먹혀들었던 것을 참고했을 것이다. 

    당시 민주당의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측에서는 '민주정부 10년 평화, 2년 만에 전쟁위기'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의원은 '전쟁 반대 평화 실현 10만 네티즌 시국선언문'을 제안했다. 좌파의 이러한 주장은 국민들의 안보불안감을 극도로 자극해 한나라당의 참패와 야당의 승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에 이어 2010년 11월 연평도 포격, 김정일 사망과 권력 3대 세습, 지난 4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이 계속되면서 최근 종북 세력에 대한 경계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태다.

    ◆ 임수경 "탈북자 새끼들이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

    통합진보당 이석기 김재연 의원에 이어 새로운 '종북' 의원이 수면 위로 등장했다. 이른바 '통일의 꽃'으로 불리며 89년 전대협 대표 자격으로 무단방북, 김일성을 만나고 온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이다. 그가 한 탈북 대학생에게 폭언을 쏟아부음으로써 그의 '정체성'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탈북자 출신 백요섭(28·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씨는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임 의원과 만난 일화를 자세히 소개했다. 백씨는 지난 1일 서울 종로의 한 주점에서 한국외대 선배인 임 의원을 만나자 함께 사진을 찍자고 요청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국가보안법 존속·폐지 문제를 주제로 케이블 방송토론회에서 찬반 토론을 벌인 인연이 있다.

  • ▲ 탈북자를 향해 '변절자' 발언 등 폭언을 쏟은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  ⓒ 자료사진
    ▲ 탈북자를 향해 '변절자' 발언 등 폭언을 쏟은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 ⓒ 자료사진

    그러나 이 식당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잘못된 사진만 삭제하겠다"며 백 씨의 핸드폰을 넘겨받아 두사람이 찍은 사진을 모두 지웠다. 이에 백 씨가 항의하자 "임 의원 보좌관들의 요구였다"고 했다.

    이에 백씨는 보좌관들에게 "이럴 때 우리 북한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아시죠? 바로 총살입니다. 어디 수령님 명하지 않은 것을 마음대로 합니까?"라며 북한식 조크를 던졌다. 

    그러자 임 의원은 굳어진 표정으로 "야, 너 아무것도 모르면서 까불지 마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야 알아?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겨?"라며 폭언을 쏟아부었다.

    임 의원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지칭하며 "너 그 하태경 하고 북한인권인지 뭔지 하는 이상한 짓 하고 있다지? 하태경 그 변절자 새끼 내 손으로 죽여버릴꺼야. 하태경 그 개새끼, 진짜 변절자 새끼야"라고 했다.

    이에 백씨가 "누가, 누구를 변절했느냐 당신이 '아버지'라고 부른 그 살인마 김일성을 하태경 의원과 우리 탈북자들이 배반했다는 말씀이냐"고 되묻자 임 의원의 폭언은 '금배지'의 권위의식과 맞물려 더 강도가 높아졌다.

    "야, 이 개새끼 개념 없는 탈북자 새끼들이 어디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거야?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어 이 변절자 새끼들아 너 몸 조심해 알았어?"

    임 의원의 이러한 행태가 <뉴데일리> 보도 http://newdaily.co.kr/news/article.html?no=114508 를 통해 처음 알려지자, 그는 즉각 사과하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변절자는 저와 함께 학생운동을 한 하태경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간 것을 지적하는 것을 뿐 탈북자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발뺌하고 나섰다. "저의 불찰로 인한 것이고 부적절한 언행으로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지만, 진심은 아닌 듯했다.

    ◆ 임수경 VS. 하태경? 임수경 對 탈북자

    임 의원은 이튿날인 4일 민주통합당 의원 워크숍 도중 기자회견을 자청해 '2차 사과'를 했다. 그는 "저의 발언과 관련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전일 발표한 사과문을 읽는 수준이었다.

    임 의원은 "새로 뽑은 보좌진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보좌관들에게 '북한에서는 총살감'이라는 이야기를 해 감정이 격해졌다. 변절자라는 표현 역시 학생운동을 했던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을 향한 것이었지 탈북자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며 전일 발표를 재탕했다.

    민주통합당은 사건 축소에만 급급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징계'를 요구하는 등 당안팎의 비난 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와중에도 "당으로서 조치할 것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어떠하였든 사과를 했다. 임 의원 스스로도 국회의원으로서 모든 언행에 신중을 기하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촛점을 흐리는 특유의 '물타기 작전'을 시작했다.

    임 의원의 대북관과 탈북자를 바라보는 인식이 드러난 데다가, 금배지를 달자마자 국회의원으로서 권위를 앞세워 막말을 쏟아낸데 대해 비난의 초점이 모아지자, 논란의 화살을 '하태경 의원'으로 돌리려 했다.

    '임수경 대 탈북자' 프레임을 '임수경 대 하태경' 프레임으로 바꿔보려는 '꼼수'인 것이다. 

    하 의원은 이에 <뉴데일리>와 만나 "임 의원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 탈북자들이 왜 변절자인지 내가 헌신해 왔던 탈북자들을 돕는 북한인권운동은 왜 변절 행위가 되는지 다시 한번 진심어린 해명과 사과를 하라"고 주장했다.

  • ▲ '변절자' 논란을 전체 탈북자에서 하태경 의원(사진 오른쪽)으로 축소시키려는 임수경 의원.  ⓒ 연합뉴스, 뉴데일리
    ▲ '변절자' 논란을 전체 탈북자에서 하태경 의원(사진 오른쪽)으로 축소시키려는 임수경 의원. ⓒ 연합뉴스, 뉴데일리

    이러한 '박지원 연출 임수경 주연 물타기'에 통합진보당도 재빨리 가세하고 있다.

    NL(민족해방·주체사상)계 출신인 황선(비례대표 후보 15번)씨의 남편 윤기진씨는 트위터에 "하태경(새누리당 의원)에게 변절자새끼라고 부르는 것은 매우 적절한 우리말 방식"이라는 글을 올렸다.

    윤씨는 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변절자-절개나 주의, 주장 따위를 바꾸거나 저버린 사람. 새끼-어떤 사람을 욕할 때 이르는 말, 주로 남자에게 쓴다"며 이같이 적었다. 

    윤씨는 이적(利敵)단체 '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 출신으로 국보법 위반 혐의로 9년간 수배 생활을 하다 2008년 수감됐고 지난해 2월 출소했다.

    윤시의 부인 황씨도 남편과 장단을 맞췄다. 트윗에 하태경 의원 뿐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과 중국에 구금되어 있는 과거 주사파의 대부 김영환씨까지 싸잡아 '변절자'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어쩌면 이렇게 박지원-임수경-황선-윤기진 라인의 호흡이 척척 맞는 것인지, 마치 사전에 모의라도 한 것 아닌지 의심이 들 지경이다.

    그러나 그런다고 탈북자들의 반발이 수그러들지 회의적이다.

    주요 탈북자 단체들은 5일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말한 임수경 의원을 포함해, 주사파(主思派) 계열 의원 전원을 국회에서 퇴출시킬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탈북자동지회'와 '북한민주화위원회'를 비롯한 15개 탈북자 단체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북한 독재정권에 대한민국을 통째로 갖다 바치려는 종북(從北) 세력을 척결해야 한다. 탈북자를 변절자라고 매도한 임 의원은 자진사퇴하고 자신의 조국 북한으로 돌아가라."


    ◆ 한국외대 끙끙‥급기야 "일부 졸업생, 전체와 무관" 성명

    공교롭게도 19대 국회 출범과 동시에 '종북' 꼬리표가 붙은 세 의원(통진당 이석기·김재연, 민통당 임수경) 모두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현 글로벌캠퍼스)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외대 측은 '학교 이미지 추락'까지 우려하고 있다.

    한국외대는 6일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자주 언급되고 있는 정치적인 문제들과 관련해 학교 이미지가 하락할까 봐 걱정이다. 한국외대를 종북·주사파 등을 배출한 학교로 묘사해 수험생은 물론 동문, 일반인에게 이미지가 부정적으로 비칠까 봐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뉴시스>에 밝혔다.

  • ▲ 19대 국회 출범과 동시에 '종북' 꼬리표가 붙은 세 의원(통진당 이석기·김재연, 민통당 임수경) 모두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현 글로벌캠퍼스)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 연합뉴스
    ▲ 19대 국회 출범과 동시에 '종북' 꼬리표가 붙은 세 의원(통진당 이석기·김재연, 민통당 임수경) 모두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현 글로벌캠퍼스)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 연합뉴스

    이현성 글로컬캠퍼스 총학생회장도 "총학생회는 경기동부연합, 한대련 소속도 아니고 통합진보당과는 아무 관련이 없다. 학교가 계속해서 언론에 부정적으로 언급돼 유감스럽고 불쾌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 정치인들은 이미 졸업한 선배이고 1980년대에 이뤄진 일이다. 일부 졸업생의 행동이 전체 외대생 문제로 보이는 것이 기분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석기(82학번·중국어통번역학과)·김재연(99학번·러시아어과) 의원과 임수경(86학번·프랑스어과) 의원 외에도 정형주(84학번·독일어과) 전 민노당 경기도당위원장, 윤원석(86학번·경제학과) 전 민중의소리 대표, 우위영(84학번·서반아어과) 진보당 대변인 등 역시 모두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