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스로의 힘으로 비상을 꿈꾸는 박춘복 씨

    명동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며 꿈을 꾸는 그녀

    서영석 기자

    그동안 <뉴포커스>에서는 한국에서 남다른 업적을 이룬 자랑찬 탈북자들을 소개하였다. 그들의 작지 않은 성공을 전해 들은 다른 탈북자들은 반가움과 함께 한편으론  “한국에서 성공이란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자랑찬 탈북인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여성,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은 삶을 사는 박춘복(44. 여) 씨이다.

    그녀는 현재 관광지로 유명하여 땅값 비싸기로 소문난 명동 근처에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에는 알바생으로 시작했는데 나중엔 편의점을 아예 인수하여 사장이 됐다. 우선 그녀가 어떻게 이 업종을 선택했는지가  궁금했다.

  • -지금 하고 계신 편의점 사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나요?

    "제가 처음 식당에서 일을 했는데 너무 힘이 들어 몸이 아파 집에서 쉬고 있었습니다. 그때 가깝게 지내던 동네분을 만났습니다. 그는 편의점을 하고 있었는데 식당일보다는 편할 것이라며 일을 배워 보라더군요. 그래서 다른 경험을 해 볼 생각으로 처음에 시작했습니다."

    -식당일 보다는 쉬우셨나요?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몸은 식당 일보다 편했지만 다양한 물건 이름을 익히는데만 몇달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이 일은 제가 남편하고 같이 할수 있는 일이어서 나중에는 서로 교대해가며 일을 배웠습니다. 남편도 저와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힘든때는 언제 였나요?

    "같이 탈북한 남편과 함께 모아놓은 돈으로 친구로부터 편의점을 인수했습니다.그런데 얼마 후 신랑이 오랫동안 앓고 있던 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어요. 그 이후 정신적인 충격 때문에 우울증 치료까지 받았지요. 그러나 지금은 일에 재미를 붙여서 퇴근할 때 아쉬울 정도예요. 제가 아침 5시 반에 집에서 나올 때는 정말 기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저는 일을 하지 않고 있으면 남편과 북에 남아있는 아이들 생각 때문에 오히려 더 힘듭니다. 그래서 도리어 일을 하는 동안이 가장 행복합니다."

    -편의점 사업을 돕는 탈북자 지원단체도 있던데 그 쪽의 도움을 받을 생각은 안해보셨나요?

    "아니요 전 일부러 도움을 받지 않고 시작했습니다. 이곳에 온 지 7개월째부터 탈북자에게 주는 각종 지원혜택을 받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많은 단체에서 지원을 해주는 것을 알지만, 오히려 그런 것이 나중에는 독이 된다는 것을 주변에서 많이 봐왔거든요. 다행히 제 주변에는 믿을만한 분들이 많이 있기에 조언을 구하며 스스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 탈북민들에 대한 한국의 지원 제도가 잘못됐다는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한국정착 초기에 자기 입장에 맞는 지원의 도움을 받고 자립하여 일어서야 하는데 일부 탈북인들이 지원 받던 습성에 젖어 스스로 자립하려는 의지가 약해지는 것을 많이 접했습니다. 그것은 뭐랄까. 한국이라는 살기 편한 감옥에 갇힌 채로 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규모가 꽤 큰데 혼자서 하기에 힘들지 않으신가요? 이런 일은 알바생 관리가 힘들텐데요.

    "이미 오랜 경험이 있어서 지금은 많은 요령이 생겼습니다. 가장 신경 쓰이는것은 오래 일하지 않는 알바생들이에요. 지금까지 가장 오래 일한 사람이 3달입니다. 돈받고 아무런 말도 없이 안 오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은 아예 최소 3달 기준으로 사람을 뽑기도 합니다."

    그녀는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 때문에 사진촬영은 정중히 거부하며 대신 한마디를 남겨주었다.

    “ 몸만 탈북했다고 북한을 떠나온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신적으로 북한을 벗어나 한국을 이해하며 이사회의 구성원이 되어야만 진정한 탈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처음부터 도전의식으로 편의점을 시작했다는 박춘복 씨, 그래서 쉴 수 없었고,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니겠는가. 박춘복 씨처럼 힘든 기억들을 잊고자, 그리고 정착성공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 많은 탈북자들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국내최초 탈북자신문 뉴포커스 www.newfocus.co.kr/ = 뉴데일리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