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에 쌀 줘서 배급제 살려내자는 악당(惡黨)들  
      
    金成昱   
     

  •  “한국 경제는 자본주의의 종말적 폐해에 직면해 있다. 황금만능적 외형 성장에 치중하다보니 우리의 정신적 삶은 더욱 피폐해지고 빈부격차도 날로 심화되었다. 경제개발 50여년이라고 하지만 자본이 승리한 것일 뿐 서민의 삶의 질이 개선된 것은 없다. 심각한 인간소외를 극복할 대안은 사회주의 공동체 의식의 회복에 있다”
     자본주의는 자연적 질서(sein)요, 사회주의는 이를 加功(가공)해 만드는 인위적 질서(sollen)다. 인위적 질서는 그 성립에 동원된 강제력과 자원이 줄어들면 곧 허물어져 자본주의로 돌아간다. 사회주의라는 ‘낙원(?)’은 사막의 신기루 같은 것이다. 종말을 고한 것도 자본주의가 아니라 사회주의였다. 
      
     남북(南北)을 비교할 때 이론은 현실이 된다. 좌익들은 남한을 가리켜 자본주의, 돈·물질이 최고인 맘몬<Mammon·물신(物神)>이 지배하는 곳이라 욕한다. 그러나 가난과 굶주림이 만연하는 북한이야말로 맘몬의 땅이다. 人爲的(인위적)·人本主義的(인본주의적) 가공이 사라진 뒤엔 더 혹독한 폐허가 오는 것이다.
     
     사회주의 몰락이 가져온 경제난은 북한주민의 삶을 돈·물질 위주로 바꾸어 놓았다. 통일연구원이 펴 낸 ‘북한주민의 삶과 질(2011년 12월刊)’에 나오는 탈북민들은 “북한주민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을 돈으로 꼽는다”며 “이를 위해 권력이 필요하고 권력을 위해서 노동당 입당이 선행조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거래의 자유, 농사의 자유, ‘市場(시장)’의 자생적 기능을 부정하는 사회주의에선 돈·물질을 얻기 위해 비사회주의 행위, 즉 불법이 동원될 수밖에 없다. 장마당 장사 외에도 불법(不法)벌목 거래, 골동품 밀매, 매춘, 국가 소유 물자 불법(不法)거래, 불법(不法)의료행위, 주택 암거래, 국경 밀거래, 마약 밀매, 절도, 강도, 불법(不法)외화벌이가 횡행한다.
     
     북한주민은 ‘겉으론 금지된’ 돈·물질을 벌기 위해 뇌물을 쓰게 된다, 부정부패의 천국이 돼버린 것이다. 김정일 장남 김정남조차 2011년 12월7일 일본 도쿄신문 편집위원 고미요지(五味洋治) 씨에 쓴 이메일에서 “북한은 부패로 망할 것”이라고 예언했다.
     
     <때가 오면 외부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북조선의 중산계급은 정권에 불만을 표출할 것입니다. 그러나 잔혹한 통제시스템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북조선에선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생존하려면 고위층에 상납을 하지 않으면 안 되고 뇌물의 액수가 날마다 올라갑니다. 이런 부패한 시스템은 반드시 무너집니다. 소련이 무너지기 직전을 연상시킵니다.>
     
     남한의 넋 나간 사람 중엔 “그러면 남한이 북한에 지원을 많이 해서 배급제를 살려내야 한다”는 자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북한에 돈·쌀·비료를 줘 배급제를 살려야 한다는 것은 얼마나 잔인한 말인가?

    북한의 수령독재를 복원시켜 2400만 동족을 영원한 가난과 굶주림, 폭압 속에 버려두자는 말이다. 영원히 김일성 가문의 노예가 되도록 하자는 말이다. 살아도 지옥, 죽어도 지옥에 가도록 내버려 두자는 말이다.
     
     북한에 줘야 하는 것은 쌀이 아닌 자유의 식량, 정보의 식량, 인권의 식량 이다. 해방이고 구원이다. 북한은 식량으로 주민들을 통제하는 가장 천박한 사회다. 주민을 가축이나 짐승처럼 전락시켰다. 이런 체제를 도와서 살려내자는 자들은 선악을 모르는 역겨운 奴隸商(노예상)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