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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영 매체가 서민적 풍모로 많은 중국인들에게 인기를 끄는 게리 로크 주중 미국 대사를 공격했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베이징시 공산당위원회 기관지인 베이징일보가 지난 4일 로크 대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기고문을 싣은 데서 비롯됐다.
베이징일보는 미국 대사관이 시각장애인 인권 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을 보호해준 것과 관련해 로크 대사를 힐난했다.
칼럼은 로크 대사를 "신중한 말과 행동을 하는 주중 대사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표준적인 미국의 정객"이라고까지 공격했다.
베이징일보는 로크 대사가 평소 중국에서 비행기 이코노미석을 타고 출장을 다니는가하면 수행원 없이 직접 가방을 매고 다니는 것이 '가짜 서민쇼'를 벌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일보는 며칠 뒤 공식 웨이보(微搏·중국판 트위터)를 통해 로크 대사에게 재산 공개를 하라고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그러자 미국 대사관은 17일 공식 웨이보를 통해 로크 대사의 재산 내역이 담긴 문건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로크 대사의 자산은 23건으로 합계액은 235만∼812만달러다. 50만∼100만달러의 채무도 한 건 있다.
주중 대사로서 1년에 받는 보수는 17만9천700달러다. 이밖에도 로크 대사는 2명의 딸과 아들 한명당 3만달러씩의 학비 보조금을 받는다.
미국 대사관은 로크 대사의 개인 자산 말고도 외교관들의 직급별 월급과 학비 보조금 표도 공개했다.
또한 국무부 소속 관리들이 중국의 각 지역으로 출장갈 때 쓸 수 있는 하루 숙박비와 식비 한도까지 공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 표를 보면 미국 외교관들이 베이징에 출장을 갈 경우 하루 숙박비는 258달러까지, 하루 식비는 119달러까지 지급된다.
로크 대사가 신속한 재산 공개에 나서자 오히려 당황스럽게 된 쪽은 베이징일보와 그 뒤에 있던 중국 당국이다.
로크 대사의 재산 내역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 미국의 공직자 재산공개 사이트에 버젓이 나와 있는 자료라는 것까지 알려지면서 중국의 공직자 재산 공개 미비의 문제점이 더욱 돌출되는 양상이다.
중국 네티즌들이 미국 대사까지도 자기 재산을 숨김없이 공개하는데 중국 지도자와 관리들은 수입과 행정 지출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의 화살을 내부로 돌렸다.
'注注'라는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시나닷컴 웨이보에서 "이제 베이징일보 사장이 재산을 공개할 차례"라고 비꼬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