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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난민 북송저지 현장에 대한 제언?
옥인교회 앞은 자생초마당이 되어야 합니다.
5월 3일이면 탈북난민 북송을 저지하는 분들이 모인지 80일이 되는 말입니다. 77일째 되는 날,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은 공식적인 기자회견 종료를 선언하고 외유중에 있습니다. 공식적인 기자회견이란 말에 묘한 늬앙스가 눈치챈 분들이 계실지 모르지만, 저는 거의 매일 그곳에서 지켜본 입장에서 그 뜻을 미약하게나마 알 것 같습니다. 이제 박선영 의원은 비공식적인 그런 일, 탈북난민 북송저지를 위해 비공식적인 일이나 혹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박선영 의원이 내놓은 보도자료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한 언론의 모습을 본 것입니다. 아마 제 판단이 맞을 것입니다.
공식적인 기자회견 종료를 알리는 보도자료가 나오기 이틀전에 현장에 자주 나온 분들과 회의를 했습니다. 저 같은 비렁뱅이는 보통은 그런 자리에 낄 수도 없었는데 그날은 우연히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보도자료에 나온 말과 별반 다르지 않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실망했고, 무엇보다도 "현장의 천막을 철거할 수 밖에 없고 우리의 손으로 철거하자"는 박선영 의원의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에게도 "당신들이 뭔데 이런 결정을 하느냐?"라는 투로 따졌습니다. "당신들 모두가 그만두더라도 나는 Until the day"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그래서 난상토론처럼 2시간 가까이 시간이 흘렀던 것입니다. 그곳에 모인 분들이 "Until the day"에 동의했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기 위해 낮은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자는데 동의했습니다.
그러나, 박선영 의원의 보도자료가 언론에 공개되고서 실망하는 분들의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일일이 설명할 수도 없고 답답한 마음이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만이 진실이 아니라고 말해도 별로 호응을 얻지 못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현장에 계신 분들과 의논을 했고, 78일차부터는 한 주는 2시, 7시30분 촛불문화제는 "침묵"으로 하자고 논의했고, 현장의 분들과 의견일치를 봤습니다. 침묵은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옥인교회측의 불편한 심정을 우선 헤아려야 합니다. 그동안 불편을 드린데 대한 사과의 의미가 될 수 있겠고, 그리고 알게 모르게 보이지 않는 손들의 픽박에 대한 항의 표시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일부 주변의 주민들이 불편을 느꼇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에 대한 미안함의 표시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현장에서 "침묵"에 대해 불평하는 분들을 봤습니다. 물론 이해는 합니다. 처음부터 조직적으로 현장을 운영하지 못했고, 현장의 소통부재가 큰 원인이었을 것입니다. 또한 자유와 생명을 구하기 위한 현장에서 집단의 이익이나, 개인의 영달을 위한 모습으로 비쳐지는 일들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일들이 반복된다면 탈북난민 북송저지 운동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 힘들 것입니다. 이러한 점들을 짚어보고 "침묵"이 끝나면 한마음으로 뭉쳐서, 더 많은 국민과 시민이 참여하는 그런 현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감히 불초 소생이 제언을 드립니다.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들어갑니다.
1. 자생초(자유, 생명, 촛불지킴이)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필자는 나름으로 많은 시민단체들과 관계를 해 왔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근데 현재의 시민단체 중에 제대로 된 보수단체는 없어 보였습니다. 이러한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습니다. 간혹 독고다이식의 활동가를 봤습니다만, 그분들은 필자와 마찬가지로 왕따 당하기 십상이더군요. '리버럴에 대한 이해부족'과 '보수가치'에 대한 해석도 하지 못하는 활동가가 수두룩했습니다. 한마디로 '짝퉁보수'가 판치는 시민단체가 대다수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시민단체가 각성하고, 새로운 패러다임, 곧 시민과 진짜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영원히 짝퉁보수라는 소리를 들게 될 것 같았습니다. 절망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을 바로 정돈하자"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상태에서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뭔가를 찾아야 했습니다.
탈북난민 북송저지 운동은 단체나 사심이 있는 분들이 끼어들어서는 안됩니다. "자유와 생명을 위한 촛불"을 들 사람들이 자생초마당을 지키고 멀리까지 함께 울어야 합니다. 자생초는 거름과 비료를 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라는 풀입니다. 그 끈질김이 요구되는 자리가 자생초마당이며, 탈북난민 북송저지 운동의 기본이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 침묵을 지키면서 그동안을 반성하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고, 자생초마당을 어떻게 넗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어야 합니다. 또한 자생초 정신을 이해하는 분들이 지도부를 구성해야 할 것입니다. 자생초정신이 무언가요? 자유, 생명, 그리고 그것을 위해 기꺼이 촛불지킴이 역할, 끈질기게 자라는 자생초입니다.
2. Until the day.
탈북자 문제는 뜨거운 이슈였습니다. 지금처럼 공론화, 국민들 83%가 북송에 반대의사를 표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 이슈가 80일째 한 장소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국가에서 관심을 표했습니다. 중국과 북한이 답답할 노릇일 것입니다. 그래서 종친초(종북, 친북, 촛불군중)들은 탈북난민 북송저지 운동의 이슈를 어떤식으로든 국민의 기억밖으로 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별것도 아닌 광우병 발생으로 촛불을 획책하는 모습도 종친초들이 국민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려는 연장선상입니다. 종친초들에게는 이 운동이 뜨거운 감자입니다. 대놓고 탈북난민 강제북송에 대해 입장표명을 하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최루탄 종북주의자 김선동이 설레를 치다가 SNS에서 뭇매를 맞았습니다.
박선영 의원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말했지만, 자생초마당의 새로운 패러다임은 변함없이 '될때까지'가 되어야 하며, 지금까지의 방식을 탈피해서 효률적이고, 더 많은 자생초들을 모을 수 있는 그런 패러다임을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이문이 남지 않는 장사는 재미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자생초가 넓게 멀리 퍼지지 않는다면 재미없습니다. Until the day를 하기 위해서는 자생초들이 자생초마당에서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해서 활기찬 자생초마당이 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해야 합니다. 그래야 Until the day 할 수 있을 것입니다.
3. 옥인교회를 설득해야 합니다.
옥인교회가 제2의 성 니콜라이 교회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중국대사관이 올해 12월경에 이전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때까지 옥인교회와 불협화음은 없어야 합니다. 옥인교회 신도들이 자생초마당에 함께 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생초마당은 종친초들의 난잡한 모습과는 달라야 합니다. 옥인교회측의 시설물을 사용할때는 늘 감사하는 마음과 시설물유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자생초마당에서 옥인교회를 설득하지 못하면서, 국민들을 일깨우고자 하는 촛불은 허황된 것입니다. 우선은 옥인교회측과 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면, 12월까지 자생초마당은 열릴 것입니다. 지금까지 자생초마당이 열릴 수 있도록 베려한 옥인교회측 그분들이 기꺼이 마당에서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4. 2시보다 7시 30분에 집중해야 합니다.
5월 2일 청계광장에 종친초들이 수만명을 모를 것이라며 SNS등 온갖 수단을 동원했습니다. 그러나 수백 혹은 1천명 정도가 모였다고 합니다. 촛불집회가 그들만의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들은 7시에 촛불집회를 했습니다. 왜 저녁 7시 촛불이었을까요? 바로 종친초 시민단체 관련자, 그리고 그들이 훈련시키는 이념스클의 학생들이 모이기 좋은 시간대라는 것입니다. 이번에 동원된 자들 대다수가 이런 유형의 인물들이며 순수 시민은 결코 많지가 않다는 것입니다. 예전의 광우병난동과 같은 좀비는 양산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원래의 촛불의 의미는 탈북난민 북송저지 운동처럼 목숨을 살리는데, 혹은 독재의 항거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탈북동포의 목숨, 3대세습 독재에 항거하기 위한 촛불이어야 합니다. 종친초들이 든 촛불, 그리고 생초가 든 촛불이 있습니다. 어느 촛불이 더 강하고 빛이 날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자생초의 촛불입니다. 7시 30분 집회의 촛불, 일반 국민이 퇴근하고, 학교를 파하고 충분히 올 수 있는 시간대입니다. 자생초마당이 어떻게 하기에 달렸겠지만, 2시보다는 7시 30분 촛불문화제에 역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인 탈북난민 북송저지 운동이 될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5. 자생초 촛불문화제는 늘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열릴지 알 수 없는 자생초마당입니다. 자생초들이 핍박을 받거나 피로누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촛불은 약해질 것입니다. 지도부는 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감동이 있고, 눈물이 있고, 재미가 있는 그런 마당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오늘 그곳에는 무슨 일이 생길까? 오늘 그곳에는 어떤 흥미로운 일이 생길까? 어제 못갔는데 궁금하다. 내일은 꼭 자생초마당에 가야겠다. 이런 마음이 생길 수 있어야 자생초마당은 넗어질 것입니다.
6. 마지막으로 자생초마당은 이념, 정치, 종교가 없어야 합니다.
2만4천명의 탈북자 거의 대다수가 기독교 단체와 관련이 있습니다. 선교활동의 일환이라고 폄훼하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기독교의 역할은 거의 결정적이었습니다. 그리고 77일간 계속된 운동에도 지대한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바껴야 합니다. 기독교 단체도 자생초로 옷을 갈아 입어야 합니다. 각기 다른 종교를 가진 분들에게 포용력을 보여야 합니다. 촛불문화제 시간에 종교적 행사는 반드시 자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념 논쟁에 빠지는 경우에 지리한 말싸움이 될 수 있습니다. 자생초마당의 이념은 자유, 생명을 위한 촛불이면 되는 것입니다. 자생초이념보다 더 숭고한 이념이 그곳에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정당을 나눈다거나 정파와 관련된 말들은 자생초마당에서 자제되야 합니다. 어떤 정당, 어떤 정파의 인물이라도 자생초마당에서 환영방을 수 있고, 또 환영해야 합니다. 자생초마당은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용광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12.05.03.
강재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