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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쫄지 마!>
윤창중 /정치평론가
안철수, 역시 머리 좋은 것 하나로 서울대 교수 자리까지 간 인물답게 고단수! 고단수!
돌발 출현으로 정치권을 쑥대밭 만든지 벌써 10개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그런데도 박근혜와 1대1 맞장 가상 대결에서 지속적으로 선도차를 타고있다. 쉬운 일이 아니다. 왜 그럴까? 따져본다.정치고수들이 십 수년간 정치판에서 몸 버리며 습득해 만든 '인기관리 교과서'를 단숨에 통달! 좋은 머리다. 인기 좀 있다해서 불쑥 전면 등장해 나대지 않고 절묘하게 인기 유지에 계속 성공하고 있다. 성급하게 나왔다가 바람 쑥 빠진 애드벌룬처럼 들판에 떨어져서 나뒹굴고 있지 않는 것만 봐도 대단한 저력이다.
안철수는 지능적으로 판을 굴려가고 있다. 전략적으로 판을 키워가고 있다. 되돌아보자.
그가 총선 전에 어떤 언행을 이어갔는지. 대한민국이 총선으로 난리법석 칠 때 안철수는 그 판에 슬그머니 대학 특강으로, SNS로 뛰어들었다. 왜? 가만히 있으면 총선 열기 속에서 잊어지니까. 이것부터가 정치를 할 줄 안다.
지난달 27일, 총선 보름 전쯤 안철수는 서울대 특강에 돌연 나타난다.
"사회의 긍정적 발전을 일으킬 수 있는 도구로 쓰일 수 있다면 설령 정치라도 감당할 수 있다." 얼마나 멋진 독립운동가인가? 자신을 도구로 버리겠다니. 능숙하다. 전략가다.
안철수는 약을 올린다. "특정 진영 논리에 기대지 않겠다." 총선에 정신 없던 여야를 향해 존재감을 확인시킨다. 새누리당은, 어이구 어쩌나 안철수가 야당 지지 동반 선언하면. 민주통합당은 체면이고 뭐고 따지지 않고 지지 선언을 구애하고.
완전히 대한민국을 구해줄 구세주! 복잡한 20대들에게 세상사 순간 잊게 만드는 아이돌 스타! 앵그리버드 인형을 대학생 청중을 향애 확확 던져 버린다. 캭~캭, 환호성.
서울대 특강이 대성공이었다고 판단한 안철수, 잠시 숨고르다가 대한민국의 정치적 상징 도시 광주와 대구를 순차적으로 찾아 또 대학특강. 광주를 먼저 선택한 것도 절묘! 거기 가서도 멎지게 선언, "....이념은 필요없다"고 탈이념 무당파를 외친다.
총선 이틀전, 안철수의 연기는 극치다. 동영상을 띄워 투표를 독려한다. 마음 착한 동네 아저씨처럼, 치료비 절대 부풀리지 않을 신뢰가는 의사처럼, 젊은 사람들이 찾아가면 언제든 토닥토닥 등 두드려주며 인생 상담해 줄 교수님처럼 동영상에 나와 마음 좋은 웃음을 던진다. 투표하세요.
부산 사투리 남아있는, 진실성이 물씬물씬 묻어나는 어투로.정말 국가를 위해 사심없이 노력하는 지도자!
완전히 영화배우다. 안철수의 흡인력, 대단하다. 타고났다. 여학생들 앞에서 매일 복근운동을 하는데 식스팩 6개중 2개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교수님이 별별 소리 다하고 있는 건 안철수는 이미 정치인으로 자신을 생각하기 때문. 남자의 자격에 나오는 연예인처럼 그런 소리 하는 게 인기에 도움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단언컨대, 안철수는 결코 정치를 손에서 놓지 못할 것이다. 대선에 나오니 아니 하는 논란부터 지금 즐기고 있다. 정말? 불리할 게 없으니. 이미 정치라는 마약에 중독돼 있다.
안철수 본인은 대한민국 정치판을 확 쓸어버리고 나라를 구하는 메시아가 될 수 있다는 '거대(巨大)사고'에 빠져있다. 이미! 이것 고치기 정말 어려운 질병이다. 그러나 '안철수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구할 수만 있다면 결코 말리지 않겠다.
문제는? 안철수에게 묻고 싶다. 빨리 나오지 않고 계속 뜸 들이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은가!
정치권의 라이벌로부터 네거티브 검증 받으면 만신창이가 돼 중도하차할지도 모르니 가급적 대선 임박해 혜성처럼 튀어나오려는 계산 아닌가! 검증이 맘에 걸려 속으로 쫄고 있는 것 아닌가?
새누리당과 민주당등 야권이 대선후보 다 정하고 뛸 때, 세간의 관심을 최고조로 모으다가 '10월 중순쯤' 느닷없이 나타나 휩쓸어 버리는 전광석화 전략? 자신이 지지도 1위를 유지하다가 막판에 나가면 여야 후보 어느 쪽이든 흡수할 수 있으니, 단일화하면 2달만에 대권 잡을 수 있다는 것? 국민은 안철수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이미지만 보고 찍고.
단기 속성과정! 대권을 잡아버리겠다는 욕심이 철철 넘쳐난다. 속이 시컴시컴하다. 배웠다는 사람이 그래선 안된다. 머리 굴리는 권모술수의 기존 정치인과 뭐가 다른가? 벤처기업으로 대박 터뜨리려는? 자신의 원래 전공 살려서? 안철수, 정직해야 한다! 당장 대선에 나설 것인지 아닌지, 빙빙 선문답하지 말고 자신의 입으로 직접 밝혀라!
검증에 쫄지 마라! 욕심이 있다면 떳떳하라! 지성인답게 처신하라!윤창중/ 칼럼세상 대표/정치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