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명철의원, 뉴포커스와 첫 인터뷰
    탈북출신 의원으로서 탈북자신문과의 첫 인터뷰가 당연하다.
    장진성 기자

    마침내 탈북자 출신 첫 국회의원이 탄생했다. 북한이 김정은을 당제1비서로 추대한 날에 남한에서 나온 탈북자 출신 첫 국회의원이어서 그 의미가 더 컸다. 새누리당 비례대표4번으로 당선된 조명철 국회의원은 인터뷰요청에 탈북자 출신 첫 국회의원으로서 탈북자신문 뉴포커스와 제일 먼저 인터뷰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기꺼이 허락해주었다.

  • 질문: 먼저 국회의원이 되신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부터 말씀해주세요

     대답: 사실 마음이 너무 떨립니다. 과연 내가 그런 능력이 준비됐는지 계속 자문하게 됩니다. 너무 과분한 믿음을 받은 것 같아서 잠을 이루지 못하겠습니다. 한편 이렇게도 생각해보았습니다. 내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2만 4천명 탈북자들에게 준 새누리당의 믿음이고 아울러 북한 주민들에게 준 희망이라고 말입니다.

    질문: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이 배출된 것은 한국 헌정사상 처음입니다. 그런 위치에서 어떤 의정활동에 주력하실 생각입니까?

     대답: 2만 4천명의 탈북자들은 대부분 북한 정권의 억압에 심히 노출돼 있던 사람들입니다. 더구나 학연, 지연, 혈연, 아무도 없고 경험도, 기술도 문화도 달라서 남한 정착이 꽤 힘들 것입니다. 한국 사회가 부추겨주지 않으면 일어서기 힘든 상황의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입장에서 볼 때 탈북자는 통일의 사절입니다. 탈북자들은 그런 의미에서 상징적이며 중요한 명분을 줍니다. 탈북자들의 정착 과정은 곧 작은 통일을 이루어나가는 과정입니다. 때문에 통일에 앞서 탈북자 분들은 한국에서 반드시 성공하고 행복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선 정착과 성장 과정에 제기될 제도적 환경, 재정적 환경, 정책적 환경, 사회 문화적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데 혼신을 다할 계획입니다.

    또한 현재 탈북단체들이 제대로 애국 활동을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 생각입니다. 사실 탈북자 단체들은 지원도 없고, 돈도 없고, 여러 가지 제약도 많습니다. 뉴포커스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좋은 단체들이 좋은 일을 잘하게 하자면 의욕만으로 안 됩니다. 북한인권법이 우선되어야 하고 민주화재단 같은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 외에도 탈북자 분들의 교육, 복지, 의료 등의 문제도 관심을 갖고 혼신을 다 할 생각입니다. 사실 탈북자 분들이 북한에서 못 먹고 온갖 억압 받으며 살아서 건강이 많이 안 좋습니다. 탈북자 분들의 건강은 개인에게도 또 통일에도 큰 재원입니다. 그들을 위한 별도의 의료혜택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질문: 북한 정권이 최근에도 조명철 의원님에 대해 온갖 날조와 비난을 했습니다. 탈북자 출신 첫 국회의원으로서 북한 정권에 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까?

     대답: 북한은 전 세계를 자기들의 적으로 간주합니다. 왜? 그들은 세계의 흐름에 역행하는 세력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북한 정권을 문제 삼는 것은 전 세계가 공유하는 지극히 평범한 가치들을 위배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고치라고 하면 정권위협으로 간주할 만큼 이기적이고, 우매한 정권입니다. 3대 세습도 미사일 발사로 시작할 줄 아는 세력입니다. 그들의 방식을 고쳐주자면 다른 방법들도 많지만 우선 북한 내 실상을 바로 알려 비상식적인 행위들에 대한 노골화를 막아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인권법을 촉구하는 국제연대, 남북연대, 시민연대를 할 수 있는 법률적 제도가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질문: 조명철 의원님은 북한연구자 출신으로서 북한 문제에서만큼은 누구보다 해박한 지식과 경험을 가지신 분입니다. 대북정책과 관련하여 어떤 역할을 하실 수 있습니까?

     대답: 전문가적 지식을 살려 합리적 통일정책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노력하고, 또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만들어도 국민들이 이해하고 따라주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는 것이 바로 자유민주주의 구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뉴포커스가 편견에 사로잡히지 않고 탈북자의 경험과 입장에서 북한의 진실을 알리는 것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고 봅니다. 북한 정권이 아니라 북한 주민에게 득이 될 수 있는 방향에서 대북정책을 기획하고 촉구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질문: 대북정책과 탈북자 관련 법규들, 북한인권법과 같은 의정활동에 앞장서시면 북한 정권이 더욱 조명철 의원님을 공격할 것이고 국내 일부 세력의 비판도 가세될 것으로 보이는데 그에 대한 염려는 없습니까?

     대답: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답게 행동하겠습니다. 북한의 잘못된 행위에 대해 떳떳이 말 못하는 의원은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아닙니다. 우리는 북한 당국자의 인권이 아니라 주민들의 인권을 문제 삼는 것입니다.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지 말라고 말하고 행동하는데 그처럼 떳떳한 일이 어디 있습니까.

    질문: 현재 탈북자 대부분이 여성입니다. 탈북여성들을 위한 어떤 구체적인 정착대안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대답: 탈북자 이성비례를 보면 여성이 거의 68%가 넘는 것으로 집계됩니다. 탈북자 정착의 방향과 대안을 진단하게 하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탈북 여성들을 만나 이것저것 물어보았는데 그때 새로운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성취업에서는 본인의 의욕도 중요하지만 그 외 부차적 조건들이 추가로 요구됩니다. 예컨대 육아교육과 고용차별, 소득차별 등의 문제 말입니다. 이는 여성 비율이 많은 탈북자들에 대해 우리 사회의 배려와 관심이 더 많아야 될 이유이기도 합니다. 탈북여성들이 정착에 성공하면 그 조건들의 혜택이 남자들에게도 분명 클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취업문제가 나왔으니 드리는 말씀인데 현재 탈북자들의 취업성적이 매우 나쁩니다. 이에 대한 의원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대답: 취업이 없는 정착이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취업하면 소득도 늘지만 보다는 그 과정에 남한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문화적, 정서적 정착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탈북자들만을 위한 별도의 취업제도를 만들 수 는 없습니다. 솔직히 우리 사회에 탈북자들 외에도 돌봐야 될 약자들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분단국가로서 특수한 상황입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차원에서도 탈북자들이 공기업, 일반기업들에 특혜로 취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순히 취직이 아니라 남한 국민으로 키우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통일도 키우는 것이 됩니다.

    질문: 조명철 의원님은 김일성대학을 졸업하고 교원생활도 하셨던 분입니다. 현재 북한 권력층들은 대부분 김일성대 졸업생들입니다. 같은 동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습니까?

    대답: 나는 그들에게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한국만 따라 배워도 욕을 먹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북한은 간부들이나 전문가들을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으로 파견하여 배우게 하고 있습니다.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 그 나라들보다 대한민국은 더 발전된 선진국입니다. 한민족에게서 배우면 시행착오도 없이, 물심양면의 지원 속에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 김정은이는 대대로 나만 권력이고, 주민들은 수단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일성대 동문들이 앞장서 지도자의 그런 잘못된 생각과 체제논리를 바꿔놓아야 합니다.

    질문: 마지막으로 탈북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대답: 아주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일부 탈북자 분들이 한국에서의 차별이 싫고 두렵다며 미국이나 유럽으로 갔다는 기사를 볼 때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나중엔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대한민국은 우리의 조국입니다. 북한은 수령이 곧 조국이라고 하는데 남한에는 그런 강요가 없습니다. 열심히 살면 누구에게나 기회가 있고, 그 기회들이 모여 번영을 이룹니다.

     저 개인적인 생각으론 아마도 자기 혼자서 잘살자고 온 탈북자들은 없을 것입니다. 떠나지 않으면 안 되는 사정과 곡절들에 등 떠밀려 왔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보다 잘살아야 하고, 성공해야 하고, 또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북한 정권을 이기는 인간의 승리라고 생각됩니다. 우리 모두 분발하고 또 단결하여 우리가 바라는 좋은 날을 앞당깁시다.

    장진성 /뉴포커스 대표, 탈북 시인, 뉴데일리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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