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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출사표?
안철수 교수가 드디어 출사표를 던졌나? 그렇게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그는 어떤 정치인이 되겠다는 것일까? 서울대학생들 앞에서 여야를 동시에 때린 것을 보면 현재로선 독자적인 길을 가겠다는 것으로 들린다.
제3의 독자적인 길이란 무엇인가? 새누리도 통합민주도 통합진보도 아닌, 안철수 방식의 자기 영향권을 만들겠다는 말로 들린다. 그러나 노선상으로는 안 교수는 아직 자신의 입장을 체계적으로 내놓은 바가 없다. 단순히 새누리당과 통합민주당(좌파연대)을 배척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 그를 젊은이들이 좋아한다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보수 진보라는 기존의 분류법을 싫어한다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다. “나는 주요 현안들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는 구체적인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
안 교수는 무엇보다도 대북정책에 관해선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김대중-노무현 식 햇볕에 대해선? 한미동맹에 대해선? 한미 FTA에 대해선? 제주해군기지에 대해선? 종북주의자들에 대해선? 법과 질서에 대해선? 경제정책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은 정책융합의 정도에 따라 고무줄처럼 신축성을 기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안보 대북 통일 법치에 관해서는 분명하고 일관된 기조와 원칙을 밝혀야 한다. 그래서 그 점과 관련해 유권자들이 그를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를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안 교수가 대선에 독자적으로 출사표를 던지면 대선구도가 복잡해진다. 안 교수가 막판에 야권연대에 참여할 경우엔 박근혜 위원장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끝까지 3파전으로 갈 경우엔 좌파 야권에도 유리한 건 아닐 것이다. 우선 4.11 총선 결과를 보고 다시 전망해야 할 일이다. 아직은 구체적인 예상을 할 시점이 아니다.
다만 안 교수에게 희망하는 것이 있다면, 생활적인 문제와 관련해 젊은이들이 좋아할 무슨 소리를 해도 그것이 설령 썩 못마땅한 경우라 할지라도 눈 질끈 감고 감내할 터이니 제발 종북주의자들을 ‘진보’로 착시(錯視)하는 나이브함만은 없었으면 하는 것이다. 중국대사관 앞의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집회 현장을 찾은 것은 잘한 일이고-.
류근일 /본사고문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