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점령운동' 촉구
  •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오늘날 "미국의 민주주의가 해킹당했다"면서 정치권에 대해 쓴소리를 이어갔다.

    고어는 이날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문화·IT혁신 축제인 SXSW(South By Southwest) 중 마련된 숀 파커와의 특별대담에서 "민주주의의 해킹"으로 인해 더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미 정부를 바로잡을 "민주주의 점령운동(Occupy Democracy)"이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계의 교착상태와 특수이해집단들의 자금력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비난하면서, IT업계가 나서 "민주주의 담론을 변화시킬" 발판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고어는 "온라인 플래시몹이 진실을 외칠" 공간이 되어줄 "위키-민주주의(Wiki-democracy)" 등을 그 예로 거론했다.

    이날 고어의 대담상대자로 나선 파커는 무료 음악다운로드 업체인 냅스터의 공동창업자이자 페이스북의 초대 사장으로, 영화 '소셜네트워크'에서 배우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연기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이날 현장에는 이들의 만남을 지켜보려는 수천명의 인파가 몰렸으며, 대화는 인터넷을 통해 생중계됐다.

    파커는 최근 유권자들이 온라인상의 인적네트워크를 이용해 정치적 사안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보티즌(Votizen)'에 투자를 시작,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최근 구글과 위키피디아가 주도한 온라인저작권침해금지법안(SOPA) 반대 시위가 승리로 끝난 데 대해 이는 소셜네트워크가 가진 힘의 잠재력을 잘 드러내 주는 결과라고 평가하면서, 이를 중동 민주화 혁명인 '아랍의 봄'에 빗대어 '괴짜의 봄(Nerd Spring)'이라고 지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