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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버라이어티 오락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 녹화 중 해양경찰 경비함을 이동 수단으로 이용해 구설에 올랐다.
지난 11일 방송된 '1박2일'은 지난달 24~25일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백아도에서 촬영한 '시즌2' 멤버들의 험난한 여행기를 담았다.
문제는 풍랑주의보 예보에도 '겁없이' 입도(入島)를 강행한 제작진과 출연진이 뒤늦게 거센 풍파로 배편이 끊기자 해양경찰청에 SOS 요청을 하는 촌극을 빚은 것.
더욱이 제작진 중 일부는 서해 섬에 들어가기 위해 옹진군청 행정선까지 함께 동원한 것으로 알려져 예능프로그램 촬영을 위해 '국민 혈세'를 낭비했다는 맹비난을 받고 있다.
시청자들은 방송 직후는 물론, 방송이 이틀이나 지난 13일 현재에도 '1박2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제작진의 안이한 행태를 꾸짖는 글로 격앙된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
허OO라는 시청자는 "해경 함정을 콜택시처럼 사용했다는 기사를 보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게시판까지 찾아 왔다"며 "밥차에 식량이 없어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거 같아서 구조 요청을 했다고 하는데, 밥한끼 굷으면 큰일나는 노약자나 어린이라도 있었나요?"라고 반문한 뒤 "요청한 최 PD도 문제지만 거기에 응수한 해경도 이해가 안 가는군요. 아무리 방송 이라지만 국민들의 피땀으로 운영하는 국가자원을 이런식으로 이용하는건 문제가 있어 보이는 군요"라는 글을 올렸다.
권OO라는 시청자는 "해경까지 불러서 탈출이라.. 점심까지 밖에 없어서 그랬다? 방송을 보면서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1박2일팀이 타고 들어간 배도 있었을 것이고. KBS에서 운용하는 헬기라든지. 얼마든지 다른 방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을 연출해 시청자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질타를 받아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일침을 가한 뒤 "공식적으로 사과를 표명하고 자숙하세요. 시청자들의 인기를 먹고 사는 프로그램이니 다시 한번 더 철저한 준비와 성숙한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 바랍니다"란 조언을 남겼다.
이외에도 시청자들은 "1박2일도 권력기관이냐?", "환경오염 그만시키고 빨리 폐지하라!", "시청료 받아서 월급받으니 무서운 게 없나보군", "공익방송에서...참 할말을 잃게 만드는 방송"이라는 다양한 댓글로 제작진을 질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 "예능프로 살리려 경비함 출동?" = 이날 방송은 인천 백아도에서 펼쳐진 '시즌2' 멤버들의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잠자리 복불복과 다음날 아침 미션까지 촬영은 매끄럽게 진행됐다. 그러나 촬영을 마무리하자 '풍랑주의보'가 발효돼 배가 섬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10여가구에 불과한 백아도 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칠 수 없었던 80여명의 스태프-출연진은 해양경찰청에 구조 요청을 했고 해경은 백아도 인근에 있던 500t급 경비함을 보냈다.
그러나 풍랑주의보 예보에도 불구, 제작진이 별다른 대비책 없이 촬영을 강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언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실제로 ▲풍랑주의보 예보를 무시하고 입도를 택한 점 ▲풍랑이 불 것을 염두에 두고 사전에 미리 배편을 준비하지 않은 점 ▲대규모 인원이 버틸 수 있는 비상 식량의 부재 ▲긴급 상황에 대기 중인 해경 경비함을 지극히 사적인 용도로 부렸다는 점은 명백한 실수였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