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리카에서 약 10년 전부터 아동들만을 노리는 '의문의 질병'이 확산되고 있으나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라고 영국 BBC 방송이 10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현지에서 '나딩 신드롬(Nodding Syndrome)'으로 불리는 이 병은 거의 아동들만 걸리며, 환자는 주체할 수 없이 경련을 일으키고 결국 쇠약해져 숨지게 된다.

    우간다 북부와 남수단 일대에서 창궐하고 있으며 현재 아동 수천 명 이상이 이 병에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이 질병이 알려진 지 이미 최소 10년가량 됐으나 아직 병의 정체조차 밝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BBC의 아프리카 특파원 앤드루 하딩은 지난 2003년 자신이 이 병을 처음 접한 이래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도 병의 정체 확인이나 치료법 등에서 거의 진전이 없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경우 아직 정체가 밝혀지지 않은 수수께끼의 여러 질병 중 이 병을 핵심 규명 대상으로 삼고 연구를 진행 중이다.

    CDC는 이 병 환자의 뇌를 검사한 결과 뇌에서 상당한 위축 증상이 나타나는 점을 발견, 이 병이 집단히스테리 등 심리적 증상이 아닌 실체가 뚜렷한 질병이라는 점을 확인했으나 그 이상의 큰 성과는 아직 없다.

    CDC에서 이 병을 연구하고 있는 스콧 도월 박사는 BBC와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 우리가 이 병 연구를 시작했을 때는 금방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희망했다"고 말했다.

    도월 박사는 그러나 이제는 "(이 병의) 원인을 몰라서 좌절감이 든다"며 "이 병의 비밀을 풀어내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릴 수 있다"고 인정했다.

    CDC는 지금까지 194건의 발병 사례를 공식 확인했으나, 아동 환자가 수천 명 이상이라는 믿을 만한 보도들이 있으며 우간다 정부 관계자도 환자 수가 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이 병은 조류인플루엔자(AI)처럼 사람 사이에서 전염된다는 징후는 없어 AI와 같이 전 세계적인 위협은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도월 박사는 밝혔다.

    그러나 BBC는 이러한 병이 유럽에서 아동들을 숨지게 했다면 더 많은 관심을 받았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느린 대응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