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컷오프 자료 공개해야"진수희 등 측근 대거 탈락
  • ▲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5% 컷오프'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5% 컷오프'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연합뉴스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8일 "감정적 보복 공천 말고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해달라"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비판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격인 이 의원은 친이계 의원들이 무더기로 공천에서 탈락하자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스템 공천'의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이 의원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당의 공천이 가까이는 4월 선거와 멀리는 12월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돼 당에 대한 진심 어린 고언을 하고자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5% 컷 오프 룰이 공정하게 적용되고 있다면 최소한 컷오프 탈락자들에게는 그 조사결과를 열람시켜 주거나 공개해야 한다"며 거듭 촉구했다.

    이어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낙천자도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했다. 그들이 승복할 수 있을 때만 그 말이 성립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들은 당이 불공정 공천을 한다고 생각할 경우 4월 선거에서 표로써 되돌려 줄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정권창출의 절체절명의 시대적 소명의식을 갖고 있으며, 현재 야당이 벌이고 있는 국책사업 전반의 뒤집기 공약을 보면서 당은 안팎으로 더욱 튼튼하게 무장해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간 자중자애해 왔고 당을 사랑한다. 10여 년간 고난의 야당 생활을 하면서도 한 번도 당에 대한 불신과 회의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춘추전국시대 제나라 재상 관중의 행세해편에 나오는 글귀를 인용해 공정공천을 거듭 요청했다.

    그가 인용한 글귀는 '해불양수 고 능성기대' (海不讓水 故 能成其大, 바다는 아주 작은 물줄기조차 모두 받아들였기에 깊은 창해를 이룰 수 있었다), '산불양토석 고 능성기고'(山不讓土石 故 能成其高, 산은 한 줌의 토석조차 사양하지 않았기에 거대한 태산이 될 수 있었다), '명주불염인 고 능성기중'(明主不厭人 故 能成其衆, 현명한 군주는 어떤 사람도 싫어하지 않고 물리치지 않았기에 수많은 대중을 이끌 수 있었다) 등이다.

    이 의원이 이처럼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연유는 친이계에서 자신만 살고 대다수가 공천장을 받지 못한데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현역 의원 중 친이계의 낙천 비율은 80%에 육박한다. 비례대표를 제외하고 총 16명 가운데 12명이 친이계로 분류된다. 강승규, 권경석, 권택기, 백성운, 유정현, 윤석용, 윤영, 이윤성, 이화수, 장광근, 조진형, 진성호 의원 등 12명이 친이계로 분류된다.

    여기에 진수희(성동갑), 신지호(도봉갑) 의원은 전략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사실상 공천과 멀어졌다. 지역구를 내 준 전여옥(서울 영등포갑), 최병국(울산 남갑), 허천(강원 춘천) 등도 범 친이계로 꼽힌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후 '공천반납설'을 묻자 "저는 당을 사랑한다"고 했다. 친이계의 집단행동 가능성에 대해선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을 하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공천심사 과정에서 친이친박 계파 개념이 없다'는 박 비대위원장의 발언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엔 "언론이 별로 동의하지 안잖아요"라고 반문했고, 낙천자 무소속 출마시 지원 여부에 대해선 웃으면서 "공천결과를 보겠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과 '동반 탈당'을 시도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MB 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다가 사실상 '실세'였던 친이계 의원들의 움직임이 보수층의 지지를 얻기란 쉽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