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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강원도 강릉시 고령지연구센터에서 당의 ‘감동인물’로 선정된 이종남 박사를 만났다. 이 박사는 20년 가까이 품종 개량에 노력한 끝에 여름철 재배용 딸기인 ‘고하’ 개발에 성공했다. 이 품종은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 로열티를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딸기가 금보다 비싼 종자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 더 좋은 환경에서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뒷받침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원주를 찾아 의료기기테크노밸리 및 한방의료기기산업진흥센터 관계자들을 면담한 뒤 원주 중소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 총선 앞두고 ‘감동인물’ 찾는 이유는…
4.11 총선을 앞두고 부산, 충북에 이어 이날 강원도를 찾은 박 위원장의 공식적인 행보는 ‘감동인물’에 맞춰있다. 먼저 감동인물을 만난 뒤 주력 산업 등 지역관계자들을 찾는 방식이다. 일정도 빽빽하다. 한나절 동안 대여섯개 일정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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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후 강원 원주시 민속풍물시장을 찾아 시장물가를 점검하고 상인들과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 연합뉴스
표면적으로 이 과정에서 총선은 배제돼 있다. 공천, 후보, 공약 등에 관한 언급은 기자들이 질문하면 답하는 형식으로 간간히 이뤄지고 있다. 공천심사가 진행 중임이 고려된 것과 동시에 ‘한 표’를 얻기 위해 방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셈이다.
‘감동인물찾기’의 가장 큰 장점은 자연스러움이다. 당 쇄신을 위해 탄생한 비대위를 이끌고 있는 박 위원장이 현장속으로 직접 뛰어 들어 ‘감동인물’을 만나고 국민과 약속을 하는 과정은 무리 없이 정책으로 이어진다.
‘감동인물찾기’를 주도하고 있는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감동인물은 진정성이 느껴지는 인물로 선정한다. 그러나 감동인물로 최종 선정되기까지 당 정책과 관련된 부분이 있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 ‘어려운’ 지역 공략…부산-충북-강원
최근 박 위원장이 ‘감동인물찾기’로 방문한 지역을 면밀히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위기’를 겪는 지역이다. 당 지지율이 취약하거나 총선에서 패배가 예상되는 곳을 찾아 민심을 껴안겠다는 전략이다.
부산은 이번 총선에서 격전지로 꼽힌다. 불과 얼마 전까지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꼽혔지만 그것도 옛말이 됐다. 신공항 좌절, 부산저축은행사태 등에 따른 민심이반으로 야권화가 가속화되면서 친노(親盧) 세력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충청권도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고전지역’으로 꼽힌다. 과반의석을 차지했던 18대 국회에서 새누리당은 충북 충남 18개 의석 중 단 3석에 그쳤다.
지역기반의 양당제가 고착화되면서 새누리당 지지세는 점점 줄어드는 형국이다. 총선을 앞두고 “박근혜는 좋지만 새누리당은 싫다”는 정서도 부담스럽다. 박 위원장이 충북 옥천을 택한 것은 ‘분위기 환기’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옥천은 박 위원장의 모친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충청권은 육 여사에 대한 향수가 강한 지역이다. 박 위원장을 충청의 손녀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다. 우호적인 지역부터 차근히 끌어안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
강원지역의 야권화는 연이은 선거 패배로 여실히 드러난 상황이다. 2010년 6.2 지방선거부터 지난해 재보선까지 강원도지사는 모두 민주통합당에서 나왔다. 이번 총선에서 일정 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강원도를 민주당의 ‘텃밭’으로 내줘야 하는 상황이다.
◆ 다양한 계층과 소통…당 정책 ‘홍보’에 주력
박 위원장의 지역 방문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만나는 소통의 기회가 되고 있다. 이는 ‘민생 챙기기’를 넘어 정책홍보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감동인물찾기’로 찾은 부산 동래우체국의 우체부들이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호소하자 박 위원장은 2015년까지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고용을 전면 폐지하겠다는 당의 새로운 정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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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부산 동래우체국을 찾아 황성화 집배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또 지역사회와 연이은 간담회를 통해 현안에 대한 애로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 청주 상인연합회와 면담자리에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도권 지하철 연장’이 건의됐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각 지역별 숙원사업 중 당 차원에서 검토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만큼 박 위원장이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