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 불법증여…광고대행 협력사 압수수색중수부 "중대 경제범죄 정예요원 투입"선종구 회장 등 출금…이르면 금주 소환
  • ▲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하이마트 본사 건물ⓒ
    ▲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은 하이마트 본사 건물ⓒ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하이마트 선종구(65) 대표이사 회장이 회삿돈을 해외로 빼돌려 자녀들에게 증여하면서 거액을 탈세한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인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하이마트 광고대행 협력사 커뮤니케이션 윌을 압수수색했다. 이 회사는 선 회장의 딸 수연씨가 2대 주주로 있다.

    검찰은 전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하이마트 본사와 선 회장의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 자택, 선 회장 및 자녀와 연관된 계열사와 관계사 5~6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이미 마쳤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선 회장의 아들 현석씨가 대표로 있는 HM투어도 포함됐다. HM투어는 하이마트가 100% 출자한 여행부문 계열사다.

    검찰은 선 회장이 수백억원의 회사자금과 개인재산을 국외에 송금한 뒤 자녀들에게 불법 증여함으로써 거액의 조세를 포탈한 구체적인 단서를 잡고 자금흐름을 추적 중이다.

    특히 검찰은 빼돌린 자금을 조세피난처를 거쳐 세탁한 것으로 보고 계좌추적을 벌여왔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수십박스 분량의 경영자료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분석이 끝나는대로 이르면 이번 주중 선 회장과 자녀를 소환할 계획이다.

    선 회장과 핵심 경영진은 이미 출국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현석씨 등 자녀들은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정수사 사령탑으로 과거 권력형 비리를 주로 수사해온 중수부가 개별기업 수사에 직접 나선 것은 2010년 C&그룹 수사 이후 처음이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수부는 이번 수사가 선 회장과 그 일가의 개인비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정관계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에는 선을 긋고 있다.

    국부유출, 역외탈세 등은 중대 경제범죄로 국내범죄 수사보다 어려운 측면이 있어 국제협력단ㆍ첨단범죄수사과 등의 정예요원들이 투입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중수부는 설명했다.

    특히 최근 거액의 해외 탈세 혐의로 기소된 `완구왕' 박종완(64) ㈜에드벤트엔터프라이즈 대표에게 무죄가 선고되고 2천억원대 탈세 혐의를 받는 `선박왕' 권혁(62) 시도상선 회장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되는 등 역외탈세 사건 수사가 난항을 겪어 중수부 수사팀이 직접 나섰다는 관측도 있다.

    한편, 하이마트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마트는 최대주주인 유진그룹과 2대 주주인 선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겪은 뒤 최근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검찰 수사로 인해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