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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전문가들이 도맡아온 체력코치를 양성하는 기관이 국내에서 문을 연다.
대한역도연맹은 산하 기관으로 스포츠 체력코치 아카데미를 설립해 내달 31일부터 운영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를 위해 선수, 지도자, 체육학 전공자 등을 대상으로 1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체력코치 과정은 13주 156시간에 걸친 이론과 실기 교육으로 이뤄진다.
'피지컬 트레이너'로 불리는 체력코치는 선수가 자기 종목에 맞는 훈련을 하도록 지도해 전문 체력을 향상시킴으로써 경기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격투 종목에서 상대의 기를 꺾는 악력, 골프나 야구의 장타력, 농구 골밑에서 상대를 밀어내는 힘, 축구에서 공간을 파고드는 순발력, 권투에서 한방으로 경기를 끝내는 펀치력 등이 전문 체력에 해당한다.
체력코치는 2002년 한·일 축구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을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이 따로 고용해 큰 성과를 내면서 국내 체육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프로 스포츠 구단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필요한 체력코치를 구하지 못해 양성기관이 있는 브라질이나 일본에서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
이광현 진천선수촌 운영단 전문위원은 "오래전부터 국내에서 체력코치가 활약했지만 육성하는 기관이 없어 전문 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태릉선수촌과 체육과학연구원이 중심이 돼 수십 년 동안 엘리트 체육을 발전시키면서 우리나라도 어느덧 전문 체력 분야에서 상당한 기법을 터득하게 됐다.
일례로 온몸의 균형 발달이 필수인 역도 분야에서 축적한 다양한 트레이닝 기법은 다른 종목 선수들의 전문 체력을 키우는 데 거의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체력코치 아카데미의 강사진으로는 이처럼 전문 체력 분야에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론교육은 태릉선수촌의 체력 지도위원인 천우호 박사, 김은국 고려대 재활의학과 교수, 이제훈 가톨릭의대 교수가 맡는다.
또 조인호 한국체대 교수, 엄현섭 건양대 교수, 김태규 태릉선수촌 스포츠의학실 박사, 박종철 체육과학연구원 운동역학실 박사 등이 이론교육을 도울 예정이다.
실기교육은 이형근 역도 국가대표 감독, 박선환 전 국가대표 바이애슬론 체력담당 지도자, 안무진 레슬링 국가대표 트레이너, 전병관 역도 상비군 감독 등이 맡기로 했다.
천우호 박사는 "늦은 감이 있지만 국내에서도 체력코치 양성기관이 생겨 다행"이라며 "아마추어와 프로를 불문하고 한국체육 발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대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