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신년회 참석..이만섭 "TK가 어떻게 물갈이 대상"
  • "우리 정치를 바꾸는 변화의 중심에 대구-경북(TK)이 있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저녁 '대구 경북인 재경 신년교례회'에 참석, "지난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해온 대구ㆍ경북이 이제 새로운 변화의 길에도 앞장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4월 총선을 앞두고 당의 '텃밭'인 TK도 쇄신의 예외가 될 수 없고, 쇄신을 선도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TK지역은 대구 달성군을 지역구로 둔 박 위원장의 정치적 기반이기도 하다.

  •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지난 역사 속에서 대한민국의 발전을 견인해온 대구ㆍ경북이 이제 새로운 변화의 길에도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 양호상 기자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TK가 과거 경제개발시대에 중심적 역할을 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물갈이론'을 정면 반박했다.

    이 전 의장은 "요즘 갑자기 'TK 물갈이' 얘기가 나온다. 박 위원장이 '우리가 쇄신하는 가운데 대구ㆍ경북이 있다'는 말을 해 안심했지만 어떻게 TK가 물갈이 대상이란 말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물갈이란 과거 부정부패를 했거나, 권력을 남용했거나, 비리에 연루됐던 사람을 바꾸면 되는 것인데 왜 TK 얘기를 하느냐. TK이고 부산ㆍ경남(PK)이고 수도권이고 그만 둘 사람이 그만두는 것 아닌가"라며 물갈이론을 정면 반박했다.

    이 전 의장은 "무역 1조달러 시대의 기초는 바로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시고 대구ㆍ경북 사람들이 새마을 운동을 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감동 어린 진정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모든 국민이 따라간 것이지 아무나 소리친다고 따라가느냐"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정강정책의 '보수 삭제' 논란도 의식한 듯 "앞으로 TK 다 빼고, 보수 다 빼고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지금은 모두 다 말조심을 해야 할 때이다. 우리 TK가 이 나라를 지키고 바로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 달서갑이 지역구인 4선의 박종근 의원도 행사장에 입장하며 참석자들에게 "물갈이 대상이 여기에 와도 되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신년교례회에는 정ㆍ재계와 학계, 문화계 등 TK 출신 인사 약 700명이 참석했지만 정치인 참석은 이상득 박종근 이한구 김성조 주성영 배영식 김옥이 의원 등에 그쳤다. 'TK 용퇴론'에 대한 격앙이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