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의원 결심…박근혜 비대위 성공에 도움되길"
  • 현기환 한나라당 의원이 내년 4월 치러지는 19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친박계 초선인 현 의원은 2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손 안에 있는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없다. 내가 먼저 내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고, 온 국민과 당원이 오로지 비대위만 바라보고 있는 만큼 제 작은 결심이 비대위의 성공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주요 인사인 현기환(부산 사하갑)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 한나라당 친박(친박근혜)계 주요 인사인 현기환(부산 사하갑)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표가 이끄는 비대위가 내년 총선에서 적극적인 인적쇄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겠다는 뜻이다.  현 의원은 박 비대위원장에게 자신의 결단을 미리 밝히지 않았다고 했다. 또 사전에 친박 의원들과 교감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박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보고 아실 것이다. 친박의원들과도 논의하지 않고 혼자 결심한 일"이라고 말했다.

    현 의원은 "저도 재선을 하고 싶다. 자신도 있다. 정치권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초선이라도 피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의원 중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현 의원이 처음이다. 용퇴 압박을 받고 있는 고령-다선의 친박 중진에 대한 자발적인 총선 불출마를 이끌기 위한 '희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 의원의 불출마 소식이 전해지자 친박 진영 및 부산지역 의원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당내 부산지역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지역구 관리에 매진한 것으로 아는데 너무 갑작스럽다"고 밝혔다.

    한 친박계 인사는 "한나라당의 쇄신이 구호에 그치지 않고, 인적쇄신으로 가기 위한 길을 열어준 것 아니겠느냐. 친박 중진들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 '친박 용퇴론'이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대상으로 거론된 의원들의 강력한 반발로 수면아래로 내려앉았다. 박 비대위원장도 "인적쇄신 대상을 인위적으로 선수나 지역에 따라 재단해선 안된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