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학업을 이어가던 한 대학생이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목숨을 끊었다.

    13일 오전 1시께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한 고시원 앞에 신모(29)씨가 엎드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친구 정모(29)씨가 발견, 119에 신고했다.

    신씨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 휴학생으로 집안 사정 때문에 약 1년 반 전 집을 나왔으며, 최근 1년간은 월 25만원짜리 고시원에 살면서 만화방 아르바이트 등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 온 것으로 조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친구 정씨는 경찰에서 "신씨가 평소 `돈이 없어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너무 힘들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씨가 신변을 비관한 나머지 고시원 옥상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과 친구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최근들어 신씨와 같이 진로 고민이나 비싼 등록금, 취업 부담으로 목숨을 끊는 젊은이들이 잇따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던 A(27ㆍ여)씨가 경영난과 진로 문제 등으로 고민한 끝에 매장 창고에서 목을 매 숨졌다.

    항공사 승무원을 지망했던 A씨는 입사에 실패한 뒤 매장을 차렸으나 경영이 제대로 되지 않자 우울증세까지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 7월에는 등록금을 벌고자 경기도 고양시 이마트 탄현점에서 아르바이트로 냉동기 점검 작업을 하던 한 서울시립대생이 냉매가스에 질식해 숨진 사실이 알려져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앞서 2월에는 서울의 한 사립대 4학년 학생이 학사경고 누적으로 제적을 통보받고 자취방에서 목숨을 끊었다.

    같은 달 강원도 강릉에서는 대학교 졸업반 학생이 즉석 복권과 학자금 대출 서류 등이 널린 자신의 원룸에서 번개탄 가스에 질식해 숨진 채 발견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도 올해 들어 학생 4명이 `징벌적 수업료' 부과 등에 대한 부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학업과 등록금 부담을 이기지 못한 젊은이들의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경찰청에 의뢰해 정리한 통계에 따르면 2001~2009년 매해 평균 대학생 23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는 초ㆍ중ㆍ고등학생 자살자보다 많은 숫자다.

    pul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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