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주행 여건 반영, 연비등급 기준 강화로 1등급 비중 축소전기차 연비 측정방법 및 표시방안, 미국식 참고해 마련
  • 2012년 출시되는 차량들의 연비는 지금에 비해 훨씬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비표시제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장관 홍석우)는 23일 “실주행여건을 반영한 새로운 연비표시 방법을 최종 확정하여 고시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경부는 “우선 도심과 고속도로의 실제 주행 결과를 측정, 5가지 실주행 여건을 반영한 보정식을 활용해 실제 체감연비에 가까운 연비를 표시하도록 개선하고, 15km/ℓ이면 포함되던 연비 1등급 기준을 16km/ℓ로 높여 1등급 비중을 기존의 30%에서 7.1%로 대폭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또한 2012년부터 본격 보급예정인 전기차 연비(km/kWh) 측정방법과 시내, 고속도로, 복합연비, 1회 충전주행거리 등 표시내용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2012년부터 적용할 연비는 기존 연비표시와는 측정방법부터 다르다. 기존 연비는 ‘CVS-75 모드’를 참고했지만 총 주행거리가 17.85km에 불과하고, 평균 주행속도 34.1km/h, 최고속도 91.2km/h로만 측정해 현실과는 거리가 있었다. 실제 2010년 12월 에너지관리공단 설문조사에서도 시민들의 69.4%가 표시연비와 체감연비가 크게 차이난다고 밝혔다.

  • ▲ 현재의 연비표시 스티커(왼쪽)와 변경 후 스티커(오른쪽)의 모습. 수치는 물론 표시방법도 다 달라진다.
    ▲ 현재의 연비표시 스티커(왼쪽)와 변경 후 스티커(오른쪽)의 모습. 수치는 물론 표시방법도 다 달라진다.

    지경부는 새로운 연비를 측정할 때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3,000km를 주행하면서 측정한 연비를 고속 및 급가속 주행, 에어컨 가동 등과 같이 현실적인 조건을 고려한 보정식에 대입해 공인연비를 표시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대부분 차량의 연비는 평균 24% 가량 낮아진다. 즉 ‘연비 좋고 잘 나간다’는 기아 모닝의 경우 현재 18km/l를 웃돌던 것이 14km/l 안팎으로 확 줄어든다는 말이다.

    여기다 도심주행 기준으로 15km/ℓ면 ‘1등급’을 받았던 것을 16km/ℓ로 강화해 현재 출시된 차량의 약 30%가 1등급인 것을 7.1%대로 낮춰 연비등급제의 변별력을 높이기로 했다.

    또한 현재 표시하는 연비는 도심주행 결과만 나오지만, 앞으로는 표시 라벨에 도심주행․고속도로․복합연비를 모두 표시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연료별, 배기량 별 연간 유류비용 정보도 2012년 1월 1일부터 가칭 ‘효율바다’라는 비교사이트를 통해서 제공할 계획이다.

    2012년부터 본격 보급하는 전기차에도 연비를 표시한다. 전기차도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을 하는 것은 동일하다. 하지만 전기차에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도로주행 시험값과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를 계산한 뒤 미국처럼 0.7의 보정계수를 적용할 계획이다.

    지경부는 “이번 연비제도 개편을 통해 자동차 업계의 고연비 차량 기술 개발을 촉진하고, 차량 표시연비와 운전자의 체감연비가 별 차이 없도록 만들 것이다. 또한 고유가 시대에 자동차 연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