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작품은 민노당 후보 발탁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야심작?
  • "최루탄 자폭 민노 김선동 의원, 이럴 줄 알았다."

  • ▲ 시위대 선동하는 김선동 의원(뉴데일리 고경수 기자 찍음).
    ▲ 시위대 선동하는 김선동 의원(뉴데일리 고경수 기자 찍음).

    순천의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 22일 한미FTA 비준안 통과 과정에서 거의 자폭 수준으로 최루탄을 터트렸다.

    진작부터 예상했지만 막상 터지고 보니 이럴 수는 없다는 충격을 받았다. 전기톱과 해머와 쇠사슬에 이어 마침내 최루탄까지 국회에 등장한 것이다. 이 최루탄 자폭 테러의 주인공이 바로 순천에서 당선된 민노당 김선동 의원이다.

    그러나 이런 게릴라성 최루탄 자폭 테러는 진작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왜냐 하면 애초부터 선거를 통해 '테러리스트급 후보'가 발탁됐기 때문이다. 발탁한 이는 물론 손학규 민주당 대표이다.

    김 의원은 지난 4.27 순천보선에서 민주당이 무공천을 한 바람에 당선된 의원이다. 당시 순천에선 서갑원 의원이 물러난 직후 전직 장관급 인사를 포함한 거물급 인사 6명이 민주당 후보로 나섰다.

    그러나 민주당이 민노당과의 '야권연대'를 이유로 후보공천을 포기한 탓에 민주당 후보들은 대부분 무소속 신분으로 전락, 사분오열끝에 결국 민노당 김선동 후보에게 국회의원 자리를 헌납하고 말았다.

    돌이켜보면, 선거 과정자체가 한 편의 코메디였다.

    전직 장관, 전직 청와대 정무수석, 전직 국회의원, 전직 언론인, 현직 교수 등 기라성같은 인물들이 무명의 민노당 인사에게 무릎을 끓은 것도 그렇고, 당 지도부인 박지원 의원이 아침에는 민노당 후보를 방문하고 심야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자신의 측근인 조순용 후보(전 청와대 정무수석)를 방문한 것도 코메디였다.

    코메디의 절정은 박지원 후보가 민노당 후보를 지원유세한 자리에 조순용 후보가 나타난 것이었다.

    두 사람은 김선동 후보 지지유세장에서 조우해 뜨겁게 동지적 포옹까지 마쳤다. 이때까지만 해도 박지원 의원이 여전히 조순용 후보를 염두에 두고 있구나 생각했지만, 박 의원은 조순용 후보가 떠난 직후 바로 트위터를 통해 "조수석, 미안하지만 너도 이 길만이 정권교체를 위해 내가 할 일이란 걸 이해해 주길 바란다. 순천을 떠납니다"라는 문자를 보내고 홀연히 떠났다. 한편으론 나름대론 감동적인 코메디를 연출하려 한 것이다.

    선거내내 야권연대를 비난하는 목소리만 있었을뿐 정작 그 후보의 이념적 정체성을 짚거나 사상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7명의 후보가 나서다보니 거리는 온통 춤판이었다.여자 선거운동원이 떼로 몰려다니며 거리 곳곳에서 춤을 추고 난장판을 벌였지만 후보를 검증하는 잣대는 없었다. 후보가 갖고 있는 생각과 사상에 대한 토론은 사실상 전무했다.

    그나마 당시 선거과정에서 주목했던 논쟁은 김경재 후보와 김선동 후보간 북한 3대 세습문제에 관한 의제였다.

    김경재 후보는 TV토론 등을 통해 김선동 후보에게 무려 5차례나 북한 3대 세습문제와 관련해 입장표명을 요구했으나, 김선동 후보는 이 질문을 ‘색깔론’ 으로 치부하며 답변을 끝내 거부했다.

    그러나 이 논쟁은 순천시민들에게 그다지 큰 반향을 가져오지 못했다. 이른바 호남에서 종북논쟁은 해묵은 '색깔론'으로 치부되기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당시 김경재 후보를 비롯한 낙선한 후보들은 이런 민노당 후보를 선택한 순천시민들이 조만간에 후회할 날이 올 것이라는 원망섞인 비평을 내놓기도 했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손학규 대표가 순천시청을 찾은 지난 7월 야권연대를 이유로 순천 민주당을 포기한 당 지도부에 야유와 서운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었다.

    그런데 오늘 김선동 의원은 이런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한미FTA 처리를 위해 본회의장에서 최루탄 자폭을 감행해 의정사상 최대의 테러를 연출했다.

    그가 오늘 보여준 이 테러는 예견된 일이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김선동’ 이라는 이 주연급 배우를 발탁한 만큼, 이 '최루탄 테러'는 손학규 대표가 연출한 작품이나 다름없다.

    말하자면 손학규 대표는 이 '최루탄 자폭 테러극' 의 감독인 셈이다.

    지역에선 벌써부터 손학규 감독과 그가 발탁한 김선동이란 배우가 엮어가는 '최루탄 자폭 테러극 시즌 2'가 어떻게 전개될지 참으로 궁금해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