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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말까지 야권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로드맵을 발표한 민주당이 추진 방식을 두고 혼란을 겪고 있다.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모든 세력이 한 번의 전당대회를 통해 통합 정당을 출범시키는 이른바 '원 샷' 전대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에 당권주자들은 민주당의 전대 후 통합정당을 건설하자는 '투 샷'론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통합이 시대적 흐름이자 국민의 명령이다. 스스로 작은 기득권과 자존심에 도취돼 갇히면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고 도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민주당이 먼저 전대를 치를 경우, 이후 통합을 하더라고 다른 세력과의 지분 나누기 등 구태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어 이른바 '투 샷'론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대를 준비해온 주자들은 '당내 혁신이 우선'이라며 민주당의 전대를 먼저 치른 뒤 나머지 세력과의 통합을 잔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통합에 반대하고 있는 만큼 통합의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하고 있다.
남은 협상 대상인 '혁신과통합'은 정당이 아닌 세력에 불과해 합당의 파트너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과거 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친노(親盧) 그룹이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어 새로운 통합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는 반론을 만만치 않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혁신과통합은 법적으로 합당이 아닌 입당ㆍ복당ㆍ영입의 대상이다. 더군다나 통합 수임권을 갖지 않은 현 지도부가 자체 전대 없이 통합전대를 추진하는 것은 당헌ㆍ당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문학진 의원은 "민주당이 임시 전대를 치른 뒤 통합전대를 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있겠느냐"고 주장했고, 이종걸 의원도 "민주당의 단독 전대 개최는 통합의 거부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민주당 선혁신론자들은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던 수준을 넘어, '독자 전대 소집 요구'를 위해 준비하는 양상이다.
원외 지역위원장들은 지난 6일 모임을 갖고 민주당 전대 개최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기로 결의했다. 한 원외 위원장은 "당헌상 대의원의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면 전대를 소집할 수 있다. 원외 위원장을 중심으로 독자 전대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