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현대건설 CEO 때 공장 터 닦아아람코에 "에쓰오일 외 다른 기업도 투자"
  •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에쓰오일(S-Oil) 울산 온산공장 확장 준공식에 참석해 공장 준공을 축하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울산 현지에서는 국내 민간 기업의 공장 확장 행사에 대통령이 참석하는 경우가 많지 않아 이례적인 일로 꼽혔다.

    이 대통령이 온산공장 확장 준공식을 찾은 것은 30여 년 전 S-Oil과 맺은 인연 때문이라고 한다.

    당시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였던 이 대통령은 1976년 에쓰오일이 설립돼 울산 바닷가 허허벌판에 제 1 정유공장을 세울 때 터를 다졌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후 울산광역시 울주군 S-OIL 온산공장 확장 준공식에 참석, 파이프 벨브를 여는 포퍼먼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후 울산광역시 울주군 S-OIL 온산공장 확장 준공식에 참석, 파이프 벨브를 여는 포퍼먼스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젊은 시절 자신이 직접 건설 현장의 기반을 다졌던 곳이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제품 단일 공장으로 거듭난 즈음에 대통령의 자격으로 다시 찾아온 것이다.

    이 대통령의 감회도 남달라 보였다.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에쓰오일은 사우디아라비아가 금융위기 때 해외에 투자해서 가장 성공한 모델"이라고 추켜 세웠다.

    이어 "한국의 다른 기업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해달라"고 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아람코에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랍 국가들이 한국에 투자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또 "평소에 훌륭한 기업은 불경기 때 투자를 한다. 이때 투자하지 않으면 경기가 좋을 때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에쓰오일이 지역사회와 매우 잘 협력하고 있다고 들었다. 기업이 주주와 종업원, 고객에게 잘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적극적으로 하고 있어 높이 평가한다"고 치하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축사에서 "에쓰오일 울산 온산공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시작하고, 마무리도 대통령이 하는 결과가 됐다"고 의미를 되새겼다.

    아흐메드 에이 수베이 에쓰오일 대표는 기념사 서두에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저의 한국 이름은 이수배입니다. 경주 이씨!"라며 익살을 떨어 이 대통령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 대통령도 "수베이 대표가 경주 이씨라니 친근감이 간다. 몇 년 후에 바꾸거나 그러지 말고 계속 경주 이씨를 해 달라"고 말해 또 좌중에 또 한 번 폭소가 터졌다.

    이 대통령은 앞서 온산공장 연구동 앞에 공장 준공을 기념해 35년생 소나무를 알-나이미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장관, 수베이 대표 등과 함께 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