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도 모르면서' 대학교수 자문단까지 만들었는데..'그렇다고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어?' 대체 무슨 태도야
  • '막말'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민주당 최종원 의원과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 배순훈 국립현대미술관장이 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국정감사에서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 이 과정에서 최 의원은 또 다시 반말과 윽박을 쏟아냈고 배순훈 관장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고 질의에 답변하는 태도를 보여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날 신경전은 최종원 의원이 오는 2013년 옛 국군기무사령부 터에서 개관하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이름이 'UUL(울) 국립서울비서관'으로 정해진 경위를 물은 데서 발단이 됐다.

    최 의원은 '한글날'을 의식한 듯 한글 사용에 앞장서야 하는 기관이 'UUL'을 채택한 배경을 추궁했다.

    그는 "이게 무슨 뜻이냐. 뉴욕 한복판에 갖다놔도 이걸 해석하는 사람 없다. 어떻게 이런 로고를 쓸 수가 있냐. '울랄라' 할 때 '울'이냐. '울타리' 할 때 '울'이냐. 지금 해석 갖고 장난치는 것이냐”라고 배 관장을 몰아세웠다.

    그러자 배 관장은 "로고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건 의원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미술관이 너무 권위적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대학교수 자문단까지 구성해서 만든 것인데 왜 장난이라고 하느냐. 그럼 뭘 원하느냐"면서 언성을 높이며 항의했다.

    배 관장은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듯 답변 과정에서 한 손을 바지 주머니에 넣기도 했다.

    이에 최종원 의원은 "답변하는데 바지에 손 넣는 건 무슨 태도야! 응? 아주 웃기지도 않는구만"이라며 막말을 내뱉었다. 

    당장 야당 의원들도 배 관장의 답변 태도를 질타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간사인 김재윤 의원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대답하고 지금도 다리를 꼬고 있는데, 그건 자유지만 국회의원과 같이 목소리를 높이자는 것이냐. 어떻게 그렇게 오만불손할 수가 있느냐"고 따졌다.

    분위기가 달아오르자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배 관장의 사과를 유도했고, 배 관장은 "언성을 높여 죄송하다"며 3차례의 사과 발언을 했다.

    이로써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김재윤 의원과 배 관장이 재충돌했다.

    이번에는 현대미술관 서울관의 마스터플랜을 놓고 불거진 것으로, 김 의원이 "마스터플랜이 없다"고 따지자 배 관장은 "마스터플랜없이 어떻게 공사를 하느냐"고 맞섰다.

    또 김 의원이 "UUL이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냐"고 묻자, 배 관장은 "증인 자격에 맞지 않는 질문"이라고 입을 닫았다.

    결국 김 의원은 "국회를 능멸하는 것이냐. 이렇게 불통인 경우는 처음이다. 국회에 구경왔느냐"고 비판했다.

    결국 배 관장은 "젊은 교수들이 정성껏 일을 해 UUL을 만든 것인데 국회가 일한 사람들의 기대를 꺾는 것 같아 흥분했다"며 두 번에 걸쳐 사과했다.

    저녁식사 이후 회의가 속개되자 마자 전재희 문방위원장의 사과 요구에 배 관장은 다시한번 유감을 표시했다.

    이 과정에서 배 관장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것은 휴대전화가 울려 넣은 것이고 나이가 들면서 엉덩이 살이 빠진 관계로 오래 앉아있기 힘들어 다리를 꼰 것이니 너그럽게 용서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