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S 맞설 자체 항법시스템 ‘글로나스’ 구축 완료24번째 위성 발사 성공…안정적 위치정보 제공 가능
  • 러시아가 첫 ‘GPS 독립국가’가 됐다. 미국이 만든 GPS와는 별개의 위성위치정보시스템인 글로나스(GLONASS) 구축에 필요한 24번째 통신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이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등은 러시아 우주군 대변인 알렉세이 졸로투힌을 인용해 “3일(현지시간) 0시 15분 북부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통신 위성 '글로나스-M'을 실은 로켓 운반체 '소유스-2.1b'가 발사됐으며, 로켓은 오전 3시 47분 위성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위성과의 원격 교신이 유지되고 있으며 모든 위성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켓 발사를 총 지휘한 올렉 오스타펜코 우주군 사령관은 "이번 위성 발사로 위성 위치정보시스템 ‘글로나스’ 운용에 필요한 통신 위성을 완벽하게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나스는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위성 항법 시스템이다. 러시아는 유사시 미국이 GPS 시스템 접근을 차단할 수 있다는 우려로 자체 위치정보시스템 구축을 서둘러 왔다. 글로나스 시스템용 위성을 계속 발사, 우주궤도에 27기의 통신위성을 쏘아 올렸다. 그 중 1기는 비행 시험 중이고 3기는 기술 점검 상태에 있어 정상 작동되는 위성은 23기뿐이었다.

    때문에 글로나스는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화재, 긴급 서비스 등의 용도로만 활용됐다. 러시아는 당초 2010년 말까지 시스템을 완벽구축하고 전 세계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0년 12월 5일 프로톤-M 로켓에 실려 발사된 ‘글로나스-M’ 위성 3기가 로켓 상단 가속블록의 작동 이상으로 태평양 해상에 추락한 것이다.

    이 사고 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로켓 제작사 '에네르기야' 부사장 뱌체슬라프 필린과 연방우주청 부청장 빅토르 레미셉스키를 즉각 해임했다.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연방 우주청장도 결국 지난 4월 말 퇴임했다.

    러시아는 이후 6개월 만에 24번째 글로나스 위성 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러시아는 독자적인 위성위치정보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춘 것이다. 러시아가 글로나스를 GPS와 함께 사용하면 더욱 정확한 위치 정보를 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우주 당국은 오는 11월 두 차례에 걸쳐 예비용으로 ‘글로나스-M’ 위성 4기를 추가로 발사할 예정이다. 11월 4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3기, 22일 플레세츠크 우주기지에서 1기를 발사한다.

    현재 세계 강대국은 유사시 미국이 GPS정보를 차단할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독자적인 위성위치정보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러시아 다음으로는 유럽연합의 ‘갈릴레오’ 시스템과 중국의 ‘배이두(北斗)’ 시스템, 일본의 ‘준텐초(準千頂)’ 시스템이 있다.

    유럽의 갈릴레오(GALILEO) 시스템은 유럽 연합(EU)과 유럽 우주국(ESA)가 공동 개발하고 있다. 순수 민간용으로 개발되었다는 갈릴레오는 정확도가 1m로 현용 GPS보다 정확도가 더 높아진다고 한다. 또한 갈릴레오는 위성이 고장 나는 즉시 이용자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GPS 신호 오류에 의한 각종 사고도 막아낼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의 배이두(北斗, Beidou, COMPASS)는 지난 6월 이미 4번째 위성을 쏘아 올려 자국 내 위성항법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20년까지 베이더우를 전 세계 영역으로 확대 운용할 계획이다.

    일본의 준텐초(準千頂. Quasi-Zenith Satellite System, QZSS) 시스템은 다른 위성항법시스템과 달리 정지 궤도에서 약간 기울어진 궤도로 위성이 돈다. 때문에 우리나라나 일본 같은 중위도 지역에서는 위치 정보를 얻을 때 산지나 빌딩에 가려진 부분 등에도 구애 받지 않고 오차가 거의 없는 위치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본은 JAXA(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 주도로 준텐초 위성을 개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