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선한 일 한사람 가슴 아프게 한다" 호소
  •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30일 "박원순 후보와 안철수 교수가 같은 사람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범야권 후보 선출을 위한 TV토론회에서 "안철수 돌풍 당시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은 5%였다. 안철수 교수가 양보해서 10배 이상 불어났는다. 혹자는 이를 박원순 풍선이라고 비유하기도 한다"며 이같이 꼬집었다.

    박 후보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박원순 후보의 차이점으로 '재벌관'을 들었다.

  • ▲ 민주당 박영선 후보(오른쪽)와 시민사회단체 박원순 후보가 30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튜디오에서 열린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 민주당 박영선 후보(오른쪽)와 시민사회단체 박원순 후보가 30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튜디오에서 열린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는 "안 교수는 재벌의 시혜적 기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시했지만 박원순 후보는 재벌에게 기부를 받은 것이 다르다. 안 교수는 재벌 독식, 정글 사회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박원순 후보가 스스로 모금전문가라고 했는데, 론스타의 경우 받은 돈이 문제가 있어 돌려줬다고 했지만 나머지 재벌로부터 받은 액수가 상상을 했던 것보다 많더라"고 했다.

    이어 "이 돈들은 아무런 문제 없는 돈이라 보느냐"고 일격을 가했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박영선 후보가 BBK 공격하는 것을 보고 정말 통쾌하고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저같이 선의로 일을 한 사람을 가슴아프게 하실 줄은 몰랐다"고 섭섭함을 표시했다.

    박원순 후보는 "안 교수도 아름다운재단 이사였다. 안 교수 선의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저희와 함꼐한 중소기업들과 일반 시민들이 얼마나 서운해 하시겠느냐"고 했다. 

    박영선 후보는 재벌의 고액후원과 관련한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박영선 후보는 "선의로 모금했다고 했는데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돈이 많이 모이면 일을 하기 쉬워진다. 재벌들이 후원할 떄는 반드시 선의로만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재벌지배구조를 고치려고 했다지만 한손엔 채찍을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후원금을 받았다.이 부분을 서울시민이 어떻게 평가하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박원순 후보는 "여러 오해가 있다. 국정원으로부터 탄압도 받았고 재벌문제는 90년대 일이다. 아름다운 재단은 기부문화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한 부분이다. 그런 시간의 경과를 한꺼번에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박 변호사는 국정원 탄압의 대표적 사례로 하나은행 후원금 끊긴 것을 말하고 있다. 하나은행 은행장이 MB 측근인사다. MB 측근인사로부터 후원금이 끊긴 것을 대단한 탄압이라고 하는 것은 민주당 시각과 차이가 있다. 정경유착이 있어서는 안되는 것처럼 시민단체의 비판-감시 기능이 사라지지 않기 위해 (대기업과) 일정한 거리를 둬야 하는 자제력이 필요하지 않느냐는게 제 생각"이라고 했다.

  • ▲ 시민사회단체 박원순 후보와 민주당 박영선 후보, 민노당 최규엽 후보가 30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튜디오에서 열린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시민사회단체 박원순 후보와 민주당 박영선 후보, 민노당 최규엽 후보가 30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한국콘텐츠진흥원 스튜디오에서 열린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둘러싼 발언의 진위 여부를 놓고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였다.

    박영선 후보가 먼저 “박원순 후보가 탄핵 소추안 가결이 노무현 대통령이 권한을 남용한 탓이라고 해서 노 전 대통령 지지자에게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박원순 후보는 “언론에서 난 일들은 뭐든지 본인에게 확인해본다든가, 조사해봐야 하는데 다 언론에서 봤지요?”라며 근거를 문제삼았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모 언론사의 스크립트”라며 응수했지만 박원순 후보는 “저는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박영선 후보는 이어 박원순 후보가 지방자치단체의 공약을 생산하는 희망제작소를 운영할 시기인 작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후보와 보안사 출신 후보를 지원했다며 정체성을 문제삼았다.

    박영선 후보는 “박원순 후보의 행적을 봤더니 한나라당 후보를 선거 때 지지하고 유세도 했더라. 그런데 그 대상은 한 분이 토건행정을 하겠다는 분이고 한 분은 보안사 출신이었다. 민주당의 철학과는 맞지 않다”고 공격했다.

    그러자 박원순 후보는 “보안사 출신은 좋은 구청장이 못된다는 법이 있느냐. 저는 누가 토건을 주창했는지도 궁금하다”고 맞받았다.

    특히 박영선 후보는 “철학에 맞은 사람에 대해 지원유세를 해야 하지 않느냐. 박 후보에게 이런 부분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비꼬았다.

    박원순 후보는 “저는 박 후보가 저의 삶을 잘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경선을 하더라도 이렇게 지엽말단적인 이야기로 제 삶 전체를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결과는 1,400명의 배심원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 자정(1일 0시)에 결과를 발표한다. 배심원 평가는 단일후보 최종 선출 과정에서 30%의 비중을 차지 한다.

    면접원은 각각 배심원에게 전화해 "TV토론을 시청하고 나서 세 후보 가운데 누가 한나라당 후보에 맞선 야권단일후보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셨습니까?"라고 질문하게 된다.

    야권통합 경선관리위원회는 이날 배심원 평가 30%와 내달 1일~2일 진행되는 여론조사 30%, 3일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되는 현장투표 40%를 합산해 최종 범야권 후보를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