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사업권 안되자 돌변...수원시등 지자체사업...돈따라 누구든지 "지지"?
  • 이명박을 고문으로 모셨던 박원순, 왜 틀어졌나
     
    하나은행과의 미소금융사업 중단되자 이명박 정부 비판나서 

    변희재, pyein2@hanmail.net  
     

  • 박원순 후보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연식 한나라당 태백시장 후보를 지원한 바 있다. 그는 “지역사회가 발전해야 대한민국도 발전한다”며 “지역사회 발전은 특정정당 후보가 아닌 좋은 후보가 만들어 낸다”고 태백시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또 박 후보는 “김 후보와 길은 서로 달라도 지역사회를 위해, 국가를 위해 노력한 결과는 같을 것”이라며 “10년간 기자 경험과 도의원으로 도정을 운용한 젊은 김 후보가 정치만 늘 했던 사람보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많이 고민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연식 후보가 “(나는) 합리적 진보주의자이며 진보는 앞서 나간다는 것이지 색깔이 아니”라고 밝히자 박원순 후보는 “김 후보와 비전이 같다”고 화답했다고 시티신문이 보도했다. 이어 박 후보는 “김 후보가 시장이 되면 외로울 것”이라며 “태백을 발전시키고 새로운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서로 협력하고 노력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내가 방문하고 지지의 의사표시를 한 지역은 모두 40여 군데에 이르고 그 중에 한나라당 후보가 출마한 곳은 두 군데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무소속, 풀뿌리 후보들이고 사실 한나라당 후보는 아주 소수이며 어찌 보면 너무 편파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라고 설명했다.

    희망제작소, 수원시의 평생학습원 위탁운영 사업권 확보

    그러나 박원순 후보가 운영해온 희망제작소는 각종 지자체의 사업권을 따내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박 후보의 지자체 후보자 지지는 오히려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시민운동가 박원순의 신뢰도를 활용해 지자체와 사업적 제휴를 매개로 지지운동을 해준 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희망제작소는 최근 수원시의 평생학습원 위탁운영 사업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러한 박원순 후보의 사업적 감각은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에도 발휘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자신의 급여 전액을 박원순 후보가 운영하는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프레시안(2009년 8월17일자)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친했다. 아름다운가게를 하고 있을 때 이명박 당시 시장이 ‘아름다운 가게는 지상최대 벼룩시장’이라고 하면서 격찬한 적도 있다. 그래서 식사를 같이 했는데, 그 자리에서 ‘이것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데를 찾아보라’고 해서 지금껏 영동 대교 밑 뚝섬에서 벼룩시장을 매주 한 번씩 열고 있다. 이명박 시장 때문에 된 것이다. 그래서 명예고문으로도 모셨고, 행사도 여러 차례 참석했다.”

    박원순 후보는 또 시사IN(2009년 9월21일)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시절의 이명박 대통령과 각별한 사이였느냐’는 질문에 “이명박 시장 4년 임기 동안 그는 월급을 전액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아름다운 가게 행사에 여러 차례 참석하고 본부 사무실을 방문해 미래 발전방향 브리핑을 들은 뒤 명예고문이 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박원순 후보는 이어 “이 과정에서 나는 개인적으로 이 대통령과 친하게 지냈을 뿐 아니라 그의 실용정책과 의견 수렴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면서 “그 답례로 나는 서울시에서 자문기구로 운영하던 ‘에코 카운슬(ECO COUNCIL)’ 멤버로 ‘다양한 자문’에 응했다”고 말했다.

    한편 오세훈 전 서울시장 역시 박원순 후보가 운영하는 희망제작소의 ‘시장 아카데미’에 참여하기도 했다. 이렇듯 이명박 시장체제의 서울시에 적극 참여했던 박원순 후보는 최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명박, 오세훈 체제의 서울시정 10년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미소금융사업 중단되자 이명박 정부 비판에 나서

    박원순 후보가 이명박 대통령과 관계가 틀어지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이명박 정권의 미소금융사업 때문이었다. 하나은행과 희망제작소가 공동으로 추진하던 저소득층에 대한 300억원대 무담보 대출 사업을 이명박 정부에서 더 큰 규모의 미소금융사업으로 가로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박원순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달라졌다. 내가 사람을 잘못 보았나”고 자문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미소금융은 이명박 정권 들어 전경련을 중심으로 삼성, 포스코, LG 등 6대그룹이 대대적으로 참여한 사업이었다. 미소금융 자체가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가 세계적으로 추진해온 개념임을 감안하면 박원순 후보의 개인 아이디어일 수도 없다.

    또한 최소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한 4년간 박원순 후보는 이명박 시장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자문도 해주며 함께 해왔다. 그렇다면 박 후보는 이명박 시장 체제의 서울시에 대해서는 비판할 자격이 없는 셈이다.

    한편 2006년 출범한 희망제작소가 삼성으로부터 7억 원의 기부금을 받은 이후 박원순 후보는 참여연대 시절과 달리 삼성에 대한 비판을 현저하게 줄이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박 후보는 2004년 3월부터 2009년 2월 중도사임하기까지 5년 간 포스코의 사외이사를 담당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2008년 기준 사외이사로 평균 7300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포스코 이외에 풀무원홀딩스, 그리고 이명박 정권 들어서도 웅진의 사외이사를 맡았다. 2008년과 2009년엔 무려 3개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은 것이다.

    이에 박원순 후보는 “부자들의 돈을 나눴다”고 해명하지만, 기부를 주 사업으로 하는 아름다운재단과 지자체 사업을 수행하는 희망제작소는 엄연히 다르다. 희망제작소는 지자체 사업을 수행하는 사실상의 사업단체에 가깝다. 이에 대해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박원순이라는 이름이 대기업의 돈을 받는데 이용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그간 박원순 후보의 정치와 사업 관계를 보면 대부분 사업권을 매개로 정치와 연을 맺어왔다는 특징이 있다. 사업이 되면 당에 관계없이 지지선언을 하고, 이명박 서울시장 체제에서도 각종 사업을 해오며 교류를 해왔다. 그러다 미소금융사업이 중단되자 강력히 정권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지자체 사업 수행하는 희망제작소,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 시 관계 설정 문제될 것

    특히 박원순 후보는 자신의 부인이 운영해온 P&P design이란 회사를 통해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사업은 물론 현대모비스, 각종 초호화 아파트 시공 사업권을 따내기도 했다. 이러한 박원순 후보 행보로 보면, 과연 그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됐을 때 지자체 사업을 주업으로 하는 희망제작소가 서울시와 어떠한 관계를 맺게 될지 우려스런 대목이다.

    천정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프레시안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민주당원들이 피 터지도록 싸우고 헌신해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 10년 동안 시민운동은 편안하게 활동했다. 그런 점에서 정치권에 있었던 우리가 조금도 (시민운동가에게)모자라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과거 10년 정권 동안 박원순 후보는 정권의 지원 속에 편하게 시민운동을 해왔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