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오세훈 '눈물·승부수' 외면갖가지 악재, "호소력이 없었다"
  • 정치 생명을 모두 걸었지만, 결국 오세훈 시장은 패배했다.

    24일 진행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결국 투표율이 33.3%를 넘지 못해 투표함 개함조차 하지 못했다.

    이날 8시 30분 마지막 인터뷰에서 오 시장은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조용히 떠났다.

    최종 투표율은 25.7%. 215만7744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 ▲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주민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뒤 퇴장하고 있다. ⓒ 뉴데일리
    ▲ 오세훈 서울시장이 24일 주민투표 결과가 나온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뒤 퇴장하고 있다. ⓒ 뉴데일리

    오 시장이 개표요건인 투표율 33.3%(279만5천760명)를 넘기려면 2007년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에서 얻은 득표수(268만명)보다 11만표 이상을, 자신이 2010년 지방선거 때 얻은 208만여표보다는 71만표 정도를 더 얻어야 했다.

    하지만 64만표가 적었다. 안타까울 정도의 적은 수치는 아니다. 결국 전면적인 무상급식을 표방한 서울시교육청과 진보진영의 논리가 단계적 무상급식을 내세운 오세훈 시장과 보수진영의 논리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았음을 의미한다.

    오 시장이 무릎을 꿇고 눈물까지 흘리며 호소했지만 민심은 끝내 그의 주장을 외면했다.

    벌써부터 호사가들의 패인은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이 지지층을 상대로 투표불참을 독려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 지지층이 모두 투표에 참여하고 상당수 중도층도 가세해야 했었다는 뒤늦은 후회다.

    실제로 이날 표심은 냉정했다. 지역별 투표율을 보면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지지기반이 강해 여당 출신 구청장을 배출한 강남 3구에 비해 야당출신 구청장이 있는 자치구의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낮았다.

    오 시장은 이처럼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을 벌이면서도 주민투표 발제와 발의, 대선 불출마와 시장직 걸기 등 일련의 무상급식 의사결정 과정에서 한나라당과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독주해 패배를 자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주민투표 선거를 사흘 앞둔 21일 한나라당과 청와대가 투표결과와 시장직 사퇴 연계를 극구 만류했는데도 일방적으로 '시장 사퇴' 카드를 던짐으로써 여당 일각에서 제명까지 거론되는 등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애초부터 무상급식이라는 투표 소재와 연관된 계층이 제한적이라 많은 시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지적도 많았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오 시장의 거취 문제는 잠시 유보됐다. 오 시장은 시장직 사퇴에 관한 입장은 하루 이틀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종현 서울시 대변인은 "엄중한 사안인 만큼 하루 이틀 내에 발표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