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투표를 나쁘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野 “민주당의 슬로건은 나쁜 시장의 나쁜 투표, 착한 시민의 착한 거부”
  • ▲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조찬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개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렉싱턴호텔에서 열린 한나라당 당협위원장 조찬 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개숙인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하루 앞둔 23일 여야는 승기를 잡기 위해 막판 공세를 더욱 강화했다.

    한나라당은 조직을 총가동하면서 서울시민들에게 주민투표 참여를 적극 호소했다. 민주당은 주민투표를 나쁜 투표라고 규정하고 투표 거부운동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한나라, 시민여러분 투표에 참여해 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특히 한나라당은 ‘밥그릇을 뺏는 선거’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맞서 캐나다, 네덜란드 등 일률적인 학교급식을 하지 않는 선진국의 사례를 일일이 거론하면서 시민 홍보전에 주력했다.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건 오세훈 시장의 승부수 이후 분위기가 나아지고 있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투표율 33.3% 달성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막판 급피치를 올리고 있는 것.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민주당의 무상급식은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나라당은 서울시당 당협위원장 조찬회의와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막판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다. 당협별 투표율 제고방안과 함께 민주당 구의원이 참관인으로 참여해 투표참가자들이 심리적 위압감을 느낄 수 있는 지역에 대한 대책 등을 협의했다.

    홍준표 대표는 당협위원장 조찬회의에서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투표참여 운동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총력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민께서는 이번 정책투표에 적극 참여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호소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종구 서울시당 위원장은 “오 시장이 시장직을 걸고 난 후 긍정적인 변화가 있고 동정론도 확산되고 있다. 투표율 급상승의 좋은 징조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투표홍보물이 많이 안 들어간 지역이 많아 선관위에 시정대책을 내놓으라고 할 것이고, 투표참여 운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선관위와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내대책회의에서는 민주당을 향한 성토가 빗발쳤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투표를 나쁘다고 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근본을 거부하는 참으로 나쁜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정권 사무총장은 “참여정부 때 김진표 경제부총리가 무상급식에 반대했는데 이제 와 하자고 한다. 민주당이 철학과 소신까지 손바닥 뒤집듯 바꾸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기현 대변인도 논평에서 “당리당략을 위해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민주당은 참 나쁜 정당이다. 당명을 반(反)민주당으로 바꿔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밖에 조전혁 정옥임 의원 등 소속 의원들도 트위터에 주민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 ▲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틀 앞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엇갈린 입장을 가진 시민 두 명이 함께 1인 피켓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이틀 앞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 엇갈린 입장을 가진 시민 두 명이 함께 1인 피켓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 오세훈의 탁월한 연출정치를 종식시켜야

    반면 민주당은 오세훈 시장이 거짓선동하고 있다면서 ‘오세훈 때리기’를 이어갔다.

    이용섭 대변인은 “오 시장은 금년도 무상급식 재원이 서울시 예산의 0.3%에 불과한 695억원임에도 ‘3조원’이라는 허황된 수치로 뻥튀기해서 당장 서울시 살림살이가 거덜 날 것처럼 거짓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 시장이) 지금까지 탁월한 연기로 서울시장직까지 왔지만 이제 오 시장의 땡깡정치, 연출정치. 협박정치를 종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주민투표는 투표장에 안가는 것이 투표하는 것이다. 주민투표는 국회의원 등을 뽑는 일반선거와는 다르다. 주민투표법은 지자체장이나 지역주민들이 주민투표를 남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 선거와는 달리 ‘주민 3분의1 이상’ 투표율 조건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투표장에 안 가는 것은 정당한 권리이며 서울시민은 정당한 거부권 행사로 무상급식을 지켜주고 오세훈 시장을 확실히 심판해 줄 것을 믿는다”고 했다

    그는 “무상급식은 경남에서 시작돼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서울과 대구를 제외하고는 전부 시행하고 있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내일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 민주당이 내건 슬로건은 나쁜 시장의 나쁜 투표, 착한 시민의 착한 거부이다. 투표 거부는 주민투표법에 보장된 서울시민의 권리”라고 말했다.

    김성순 서울시당 위원장은 “밥을 안 준다고 우는 어린이는 봤지만 밥 안 주겠다고 우는 어른을 봤느냐. 서울시민은 시장 걱정하지 말고 아이들을 걱정해야 한다. 투표장에 가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