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달 이임을 앞둔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부산시민공원 기공식에 참석해 뜻깊은 축사를 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11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옛 캠프 하야리아 터에서 열린 부산시민공원 기공식에 참석한 스티븐스 대사는 한국말로 한 축사에서 "역사적인 날 함께 하게 돼 영광"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여러분의 노력 덕에 시민공원이 현실화돼 기쁘다"면서 "오늘의 성공을 보면서 '칠전팔기'라는 말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일제 강점기 경마장에서 주한 미군의 주둔지를 거쳐 마침내 부산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공원부지의 역사성을 언급한 것.

    스티븐스 대사는 "부산시민공원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첨단 공원으로 거듭나 부산의 모델(상징)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한뒤 최대한 시민을 위한 공원이 되도록 해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스티븐스 대사의 애정 어린 축사는 그가 1987년부터 3년간 부산에서 영사로 근무할 때 하야리아 부대 내 관저에서 생활했고 아들이 부대내 외국인 학교인 부산아메리칸스쿨에 다닌 인연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내가 이곳에 살았기 때문에 공통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며 "몇 년 후 다시 돌아와 완공된 공원을 보고 싶다"고 희망했다.

    스티븐스 대사의 유창한 '한국말 축사'를 듣고 있던 많은 행사 참석자들은 여러 차례 박수와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