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국제 경제적 위상이 상대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중국에서 이번 기회를 활용해 중국의 위상 강화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여러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최대 채권국이라는 점을 이용, 미국에 채무국으로서의 의무 이행과 함께 중국의 자산보호 등에 유리한 제도를 도입해야 하며 이러한 방안의 하나로 앞으로 미국이 중국의 자금을 빌릴 경우, 위안화 채권을 발행토록 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기됐다.

    중국 인민대학 국제화폐연구소 샹쏭쭤(向松祚) 부소장은 9일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신용등급 하락으로 미국의 최대 채권국인 중국은 곤란을 겪고 있다며 중국은 보유 미국 채권을 협상카드로 활용해 앞으로 미국이 중국의 돈을 빌릴 때 홍콩이나 상하이에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상하이 등에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 위안화를 끌어 모든 뒤 인민은행 등에서 다시 달러로 바꿔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샹쏭쭤 부소장은 중국의 과도한 달러화 준비자산 보유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이미 유럽에서 마르크화 채권을 발행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샹쏭쭤의 이러한 주장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가 지급의무를 지닌 위안화 채권이 대규모로 발행되면 세계시장에서 현재의 달러화 표시 미 국채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위안화 위상강화와 국제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략적 속셈이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신용등급 강등 후 중국, 한국을 비롯해 국가부채 비율이 비교적 낮은 아시아 국가들이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경제적인 측면만 보면 이러한 구상이 전혀 비현실적인 것은 아니라고 평가된다.

    썅쏭쭤는 또 중국이 채권국으로서의 위상을 이용해 미국이 채권을 발행할 경우, 채권가치 하락이나 미국 달러화 평가절하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담보를 제공토록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이번 기회에 중국이 금융시장을 대폭 개방하고 위안화 환율도 자유화해 위안화의 국제화를 앞당기고 장기적으로 미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국제 기축 통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 따라 미 국채의 처리 여부를 놓고서도 고민 중이다.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도 현재 예상과는 달리 미 국채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어 큰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고 있지만 미국의 신용전망이 계속 부정적 전망을 유지하면 시간이 지나면 미 국채가격도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애초 예상대로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미 국채 수익률이 0.6%포인트 하락할 경우, 1조1천600억 달러의 미 국채와 3천억 달러의 모기지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60억-70억 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선 미 국채 매입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점진적으로 준비자산을 다원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다만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중국이 미 국채 매입축소나 매각에 나설 경우 가격이 폭락해 중국이 가장 큰 손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미 국채를 대량매각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상하이 푸단대학 경제학원 부원장인 쑨리젠(孫立堅)은 "중국의 미 채권 축소는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한편에선 사고 한편에선 팔면서 전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미국 등급 강등으로 인민폐의 절상 압력이 더욱 커지고 핫머니 유입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중국의 과도한 달러화 준비 자산을 다양화하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가 프랑스의 대형 에너지 기업인 `GDF 수에즈' 자회사인 30%를 30억 유로에 매입키로 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