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들 "배상금 합의 응할 수 없다"부모 잃은 여아 병실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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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27일 원저우(溫州) 고속열차 추락현장을 방문했으나 폭발하는 피해자들의 불만을 수습하지 못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원 총리는 이날 오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를 방문 열차 추락사고 피해자들이 입원하고 있는 인민제2병원과 사고현장을 찾았으나 방문지마다 분노한 피해자들의 절규로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듯 했다.
그는 11일간 병석에 있다 사고현장을 찾았다고 해명했으며 평소보다 많이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을 때 환자 가족들은 배상금 상향조정을 강력히 요구했으며 사고현장에서는 "당과 정부는 우리를 주인으로 대접해달라. 원 총리, 희생자들을 위해 공정한 처리를 해 달라"는 검은색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는 유가족도 나타났다.
왕(王)모씨는 원 총리가 사고현장을 떠난 후 기자들 앞으로 뛰쳐나와 "사고로 형과 조카가 사망했으며 형수가 중태에 빠졌다"면서 "1인당 50만위안(8천200만원)의 배상금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하기 때문에 배상금 합의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구조활동을 제대로 끝내지 않은 상태에서 구조활동 종료를 선언하고 사고 열차를 땅에 파묻었다"고 지적했다.
왕씨처럼 사고현장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불만을 토로한 피해자 가족은 3명이 더 있었다.
인민제2병원에 남편을 간호하고 있는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 출신의 류(劉.40.여)모씨는 "남편이 열차사고로 뇌를 다쳐 식물인간 상태"라면서 "15살짜리 딸과 여자인 나 혼자 남아 어떻게 살지 막막하다"면서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이날 원 총리가 방문한 사고 현장 주변은 커다란 통제선이 만들어져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됐지만 주변에는 500명 안팎의 주민들이 몰려와 원 총리의 발언내용을 경청했다.
한 주민은 "원 총리가 원론적인 이야기들을 했지만 실제 피해자와 일반 국민의 호응을 얻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원 총리는 이날 사고현장에서 "지금 이 순간 나는 매우 비통한 심정"이라면서 "사고 희생자들은 우리로 하여금 발전과 건설은 인민을 위한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인민의 생명과 안전이란 점을 깨닫게 해 줬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불만스러운 주민들의 반응을 예견한 듯 원 총리가 원저우를 방문했을 때 많은 교통경찰들이 도로 길목을 지키며 차량운행을 통제했다. 원 총리의 병원과 사고현장 등의 방문은 오랜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신속하게 진행됐다.
한편 원 총리는 이날 고속열차 추돌 참사 속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았지만 부모를 모두 잃어 중국인들의 심금을 울린 2세(한국 나이 3세) 여자 아이 샹웨이이(項위<火+韋>伊)의 병실을 찾아갔다.
원 총리는 샹양이 치료받고 있는 중환자실에서 샹양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곁에 있던 할머니에게 "잘 보살펴달라"고 당부했다고 병원 관계자들은 전했다.
상양은 현재 중국 중앙 정부와 성 정부가 파견한 최고 수준의 의사들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날 두번째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고 중국 매체들은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