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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最高)의 나라 노르웨이가...
나쁜 인간 하나가 지상천국(天國)을 잠시 지옥으로 만들었다. 건설은 어렵고 파괴는 쉽다. 趙甲濟 노르웨이는 싸움꾼 덴마크와 장사꾼 스웨덴 사이에 끼여 기(氣)를 제대로 펴 보지 못한 순박한 동생격(格)이다. 덴마크 밑에서 400여 년, 스웨덴 밑에서 90여 년을 굽히고 살았다. 2차 대전 때는 독일한테 당하였다. 하늘이 이런 노르웨이에 축복을 내린 것은 20세기 후반이다. 1969년 북해(北海)의 노르웨이 수역(水域) 안에서 거대한 유전이 발견된 것이다. 바이킹 시절, 척박한 고향을 떠나 해적질을 하면서 세계를 떠돌아 다녀야 했던 나라, 본토(本土) 인구만한 이민자가 미국으로 건너간 나라가 축복 받은 땅으로 변한 것이다.
노르웨이는 석유수출 세계 5위, 가스수출 세계 3위이다. 국내(國內)총생산의 약20%가 석유수입이다. 노르웨이는 석유수입금을 잘 관리한다. 석유수입을 국민연금(年金)기금화하였는데, 2009년 11월 현재 4,550억 달러이다. 아부다비 기금(基金)에 이어 세계 2위이다. 앞으로 10년 안에 1조 달러에 달하고 결국은 세계최대의 기금(基金)이 될 것이다.
노르웨이 사람은 머리 좋고 체력 좋은 사람이 부지런하고 마음도 좋은 경우이다. 석유수입이 이 정도이면 서비스업(業)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1, 2차 산업은 기피하게 되는데 노르웨이는 그렇지 않다. 노르웨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해산물(海産物) 수출국이고, 세계 6위의 상선대(商船隊)를 가졌다. 잘 사는 민족이 가장 먼저 버리는 게 수산(水産), 해운(海運)인데 노르웨이는 바다를 떠나지 않는다. 1,000년 전의 바이킹 시절부터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이들의 해양(海洋)정신이다.
노르웨이는 깊은 계곡이 많아 전체 전력(電力)의 약98%를 수력(水力)발전으로 충당한다. 그러니 석유를 많이 수출할 수 있는 것이다. 상장(上場)된 회사 주식의 약30%를 국가가 보유한다. 석유, 통신, 은행, 알루미늄 산업은 국영(國營)이다.
의료비는 전액 무료이다. 출산(出産)휴가는 부모(父母)가 다 받는데 1년이다. 이 정도이면 놀고 먹자는 사람들이 많아 실업률이 높을 것 같지만 이 나라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축이다. 1~3%이다. 노르웨이는 1인당 GDP가 약10만 달러로서 룩셈부르크에 이어 세계2위이지만 1인당 자산(資産) 보유액은 세계1위이다. 쉽게 말하면 세계 최고의 부자들이란 뜻이다. 재작년 초엔 인구가 두 배인 스웨덴보다 GDP가 많아졌다.
1인당 GDP뿐 아니라 삶의 질, 평화지수, 자유지수, 국가운영 성적 등 거의 모든 국제통계에서 노르웨이는 최상위권이다. 작년 미국의 폴린 폴리시지(誌)가 등수를 매긴 '성공국가 랭킹'에서 노르웨이는 1등이었다.
이런 노르웨이가 아직 국민개병제(皆兵制)를 유지한다. 상비군은 2만3,000명, 동원가능 예비군까지 합치면 8만3,000명이다. 복무기간은 6~12개월이다. 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국이기도 하다.
노르웨이는 물가가 비싸다. 미국보다 약30% 높다. 임금은 직종(職種)이나 남녀간 차이가 매우 작다. 청소부, 간호사, 정부 고위관리, 대학교수의 월급이 거의 같다. 2008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은 유일한 나라가 노르웨이이다. 인류역사가 만들어낸 최고(最高)의 선진국이 노르웨이인 셈이다. 이 노르웨이가 1,000년 전엔 유럽에서 가장 야만적인 종족(種族)이었다. 11세기 무렵까지 순장(殉葬)을 하였다. 17세기엔 인구의 10%가 굶어죽는 대기근을 여러 차례 겪었다. 역사는 모르는 구석이 많다. 그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어제 끔찍한 폭탄 테러와 난사(亂射) 사건이 발생하였다. 91명이 죽었다. 범인은 32세의 노르웨이 남자였다. 나쁜 인간 하나가 지상천국(天國)을 잠시 지옥으로 만들었다. 건설은 어렵고 파괴는 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