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방재청이 최근 일선 소방서장의 항명, 소방직으로는 최고위직인 차장의 사퇴 등이 이어지면서 어수선한 분위기다.

    21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이기환(56) 차장이 지난 18일 사표를 제출했다.

    소방간부후보생 2기인 이 차장은 행정직인 박연수 청장 다음이면서 소방직으로는 가장 높은 자리에 있다.

    소방방재청 대변인은 "임기가 이미 2년이 지난데다 조만간 자리가 비는 산하기관 협회장으로 옮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직 안팎에서는 이 차장의 결정이 최근 현직 소방서장이 공개적으로 박 청장을 비판한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란 시각이 많다.

    류 충 음성소방서장은 지난 6일 소방방재청 홈페이지 등에 '서민중심의 119 생활민원 서비스를 경시하는 소방청장의 대국민 사기극을 비판한다'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류 서장은 "지난해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감소한 것은 '화재와의 전쟁' 성과라기보다는 교통사고, 방화, 산불 등에 의한 화재 사망자를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경쟁을 부추겨 업적을 과대포장하려는 청장의 욕망이 통계 조작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소방방재청은 정책을 추진하기 앞서 통계 기준을 재정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 글을 지지하는 소방관들의 댓글이 줄을 이었고 전ㆍ현 소방관 모임인 소방발전협의회가 소방서장을 지지하는 신문광고를 추진하기도 했다.

    류 서장은 지난 12일 사직서를 냈으며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도 박 청장이 참석한 소방관서장 회의에서 한 지방 소방본부장이 '화재와의 전쟁' 의 문제점을 공개 지적한 일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5월에는 전남소방본부 소속 소방관 3명이 한 달 사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져 소방방재청에서 대책반을 꾸려 원인과 복무환경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