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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병진, '무릎팍 도사' 출연‥법정공방 심경 고백
80~90년대 재기 넘치는 입담으로 방송가를 평정한 뒤 속옷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던 주병진. 그러나 앞만 보고 달려온 그에게 하나둘 커다란 시련이 닥쳐오기 시작했다. 미국 회사와 '제임스 딘' 상표 분쟁에 휘말려 곤욕을 치른 주병진은 2000년 강간치상 혐의로 기소되면서 치명적 타격을 입게 된다.
2002년 7월 무죄 판결을 받고 이후 법원에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승소, 거액의 손해배상금까지 받았지만 한번 새겨진 상처는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저를 응원해 주시고 진실을 믿었던 사람들이 무죄 선고가 내려지는 순간 다함께 함성을 질렀습니다. 진실이 밝혀져 너무 기뻤습니다. 이제는 원래의 내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구나 생각을 했죠. 그런데 무죄고 뭐고 없더라구요. 당시 사건으로 인한 사람들의 손가락질은 계속 됐습니다. 사람들은 그런 사건이 있었다는 것만 알지, 어떻게 결론이 난지는 모르고 있습니다. 이미 흥미를 잃은 사건이 돼 버린거죠."
13일 방송된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왕년의 스타' 주병진은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런 기억들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나를 괴롭히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 사건이 12년이나 됐는지, 여기 나오기 위해 자료를 보다가 알았다"며 "자살하려고도 했고, 지금도 악몽을 자주 꾼다. 공포스럽게 잠에서 깨어날 때도 있다"고 밝혔다.
"내 안에 있는 한 사람은 죽어가는데 또 다른 사람은 어떻게든 살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이제는 나도 문을 열고 나가고 싶고, 하늘을 바라보고, 세상을 찾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피력했다.
주병진은 자신이 다시 일어서기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아끼지 않았다.
"죽을 뻔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정말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의 살면서 그렇게 무서운 시기를 적이 없었죠. 진실을 얘기했지만 그런 것들은 소용이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당시 마녀사냥식 분위기가 휘몰아쳐 나를 옹호하고 편을 들면 뭇매를 맞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성미, 이경실 등 많은 동료들이 내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움을 줬습니다. 가장 힘들었을때 내 옆에 있어 줬고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겁니다."
끝으로 주병진은 "아직도 무심한 글을 쓰시는 분들께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많은 사람들이 글로 인해 죽어갔다. 글이 무섭다는 것을 이젠 우리 모두가 알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