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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에서 검찰총장이 사표를 제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
청와대는 4일 김준규 검찰총장의 사퇴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검찰총장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조만간 교체될 텐데 굳이 사의를 표명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핵심참모도 "이미 그만 둘 타이밍을 놓쳤는데 결국 사표를 냈다. 사표를 내든지 말든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김 총장의 사퇴를 평가절하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은 김 총장의 사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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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 리버사이드호텔 내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 현장본부를 찾아 홍보대사인 모태범(오른쪽부터), 이승훈, 최민경, 이상화, 정준호와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김두우 홍보수석과 함께 보고했지만 이 대통령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표정 변화도 없었다"고 전했다.
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한국의) 집중호우에 대해 관계 부처에 연락해 추가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김 총장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이 대통령이 귀국하면 이귀남 법무부 장관이 보고할 것이고 거기서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 이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24시간 진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국력을 모으고 있는 시간에 김 총장의 사퇴가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청와대가 특별히 어떻게 해야 하는 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문제는 국무총리실에서 이야기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김 총장의 사표 제출 전부터 무시에 가깝도록 외면해 왔다.
이는 이 대통령의 직접적인 만류와 대통령이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국가 중대사로 외국 순방중임에도 사표를 던진 김 총장의 행동에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것을 꺼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참모는 "내일 모레 죽을 사람이 응급실에서 인공호흡기 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 앞으로 이런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김 총장의 사퇴 기자회견 예정 소식을 접한 뒤 회의를 열어 대책을 숙의했으며 더반에 체류 중인 이 대통령에게 즉각 김 총장의 사퇴 계획을 보고했다.
관련해 이 대통령은 김 총장 사표를 당장 수리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 후 귀국하는 11일쯤 사표를 수리하거나 이를 뒤로 미룰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