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선두, ‘원·나·유’ 추격세전당대회 후보 단일화설·연대설 난무내일 전국위서 ‘전대 룰’ 재의결
  • 한나라당의 1인자를 선출하는 7.4 전당대회를 사흘 앞두고 후보들이 막판 총력전에 나섰다.

    당내 판세 분석은 초반 대세론으로 치고 나온 홍준표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를 석권하면서 1위를 달리고 있다고 본다. 그 뒤를 원희룡-나경원-유승민 후보가 맹추격하고 있는 형국이다.

    뒷심을 발휘한 홍 후보가 다른 경쟁 후보들과의 거리를 벌리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홍준표 ‘선두 굳히기’

    홍 후보는 최근까지 양강으로 평가됐던 원희룡 후보와의 격차를 조금씩 벌려나가며 당 대표에 성큼 다가서는 모습이다.

  • 정치권은 2일 전국위원회에서 ‘전당대회 룰(rule)’이 뒤집히거나 눈에 띄는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이러한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홍 후보는 전당대회가 본 궤도에 오르기 전부터 다른 후보들에 비해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7.14 전당대회에서 안상수 전 대표에게 석패한 이후 재도전을 위해 약 1년간 준비 기간을 가졌기 때문이다.

    홍 후보는 당내의 '좌충우돌' '예측불가능' 소리와 달리 독특하고 시원한 발언으로 일반 국민들에게 호감을 얻었다는 평이다. 4선 중진의원이라는 경륜을 통해 친이와 친박, 소장 등 각 계파를 막론하고 지지도 이끌어냈다. 연륜을 앞세워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나름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이러한 결과는 여론조사에 그대로 반영됐다. <한겨레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27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31.3%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나경원 후보가 30.6%로 뒤를 바짝 쫒았고 원희룡 후보는 17.5%에 그쳤다.

    <중앙일보>가 지난달 26~27일 자사 조사연구팀을 이용해 한나라당 당원 및 대의원 선거인단 1,748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홍 후보가 45.9%의 지지율로 1위에 올랐다. 2위와 3위는 각각 39.6%의 지지를 기록한 나 후보와 35.8%를 얻은 원 후보가 차지했다.

    ‘공든 탑’이 무너진 원희룡

    최근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던 원희룡 후보는 활활 타오르던 추격세가 끊겨 ‘주춤’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28일 법원이 전당대회에 적용되는 당헌 개정안에 대해 일부 효력정치 가처분 결정을 내린 것이 화근이 됐다.

    뒤늦은 출발이었지만 원 후보는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지면서 당내 분위기 몰이에 성공한 듯 했다. 출마 선언을 한지 불과 3~4일 만에 홍준표 후보와 양대 산맥을 형성했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급기야 친이계 핵심 인사들이 원 후보를 적극 지지한다는 설(說)이 돌기 시작하면서 홍 후보의 선두 자리를 위협하기까지 했다.

    한참 분위기가 무르익던 지난주까지만 해도 원 후보가 일부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하지만 한순간이었다. 법원발(發) 직격탄을 맞은 이후 공든 탑이 무너져버렸다.

  • ‘전당대회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는 냉각기류가 확산되면서 그동안 원 후보가 일궈낸 상승곡선이 끊어져버렸다.

    여론의 관심은 온통 ‘한나라당 전당대회가 과연 정상적으로 치러질 수 있는지’에 쏠렸다. 이미 후보들은 관심 밖이었다.

    홍 후보는 한숨 돌릴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하지만 원 후보에게는 치명타다. 싸늘해진 분위기를 다시 데워야 한다는 부담감만 가득하다.

    더욱이 친이계 일부 의원들이 지난달 29일 의원총회에서 ‘전대 규칙’을 재합의해야 한다며 반발한 것도 원 후보에게 악영향으로 작용했다.

    당내에서 계파별 대립 양상이 격화되는 가운데 친이계 후보라는 ‘딱지’가 붙은 원 후보를 다른 계파 소속 의원들이 곱게 볼 수 없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원 후보는 여론조사에서도 홍준표 후보에게 계속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전당대회 선거인단을 대상으로 지난달 29일까지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홍 후보가 24.4%로 가장 앞서고 있는 것으로 1일 나타났다.

    이어 원희룡 후보가 20.5%로 2위를 차지했고 유승민(16.8%), 나경원(13.8%), 남경필(8.7%), 박진(5.9%), 권영세(3.4%) 후보가 뒤를 이었다.

    친박계 ‘두 번째 표’를 공략하라

    홍준표 후보가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관측이 짙어지자 정가에서는 각종 연대설이 돌고 있다. 그만큼 이번 전대 판세가 박빙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것으로 보인다.

    집중적인 ‘러브콜’을 받는 대상은 친박계 단일주자인 유승민 후보. 친박계의 두 번째 표를 노리는 다른 후보들이 유 후보와의 친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현재 친박계 두 번째 표 중 적지 않은 수가 ‘대야(對野) 전투력’이 있는 홍 후보에게 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남경필 후보는 신주류를 함께 구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 후보에게 접근 중이다.

    원 후보는 친이-친박 계파의 화합이라는 대의명분으로, 권영세 후보는 범친박계라는 점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당대회에 나선 한 후보는 “누구와 연대했다고 하면 메시지가 돼 1인2표 중 두 번째 표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7.4 전당대회에서 불을 뿜는 경쟁구도가 형성된 이후 후보간 ‘단일화설’과 ‘연대설’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