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이보다 더 큰 성과가 어디 있나”비주류 “태산명동 서일필(太山鳴動 鼠一匹)”
  • ▲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 회담을 둘러싸고 민주당 내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손 대표 측은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며 국정 기조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 것 자체가 회담의 가장 큰 성과라고 부각하고 있다. 등록금 인하, 가계부채 대책 등 구체적인 쟁점에서도 진전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당내 비주류 일각의 시각은 이와 다르다. 이번 회담이 원론적 수준의 의견 교환에 그쳐 당 차원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27일 이용섭 대변인은 “민생현장의 목소리와 서민의 애환, 고통을 있는 그대로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의미에서 회담은 큰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는 “청와대가 이를 받아들여 친서민 중심으로 바꿔나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손 대표의 속마음”이라고 전했다.

    회담 현장에서도 손 대표의 의견에 대해 이 대통령이 “많이 동의한다, 참고하겠다”며 화답했기 때문에 분위기도 사뭇 진지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변인은 “이제 공은 청와대와 정부로 넘어갔는데 이후 민생 대책이 많이 쏟아지면 이보다 큰 성과가 어디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선숙 전략홍보본부장도 “국정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한 것에 대해 일정한 수준에서 공감하고 변화된 태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물론 국민의 기대에는 충분히 미치지 못하지만 당장 의견이 좁혀지지 못한 부분은 야당이 주장할 몫으로 남은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을 제외한 야4당이 이번 회담을 강력 비판한 것과 관련해 손 대표측이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읽힌다.

    반면, 당내 일각에선 이번 회담이 충분한 사전조율 없이 일정에 쫓겨 준비하는 바람에 원론적 수준의 공감대 외에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최고위원은 “사전에 실무선에서 충분히 협상한 뒤 ‘이것만은 해결해야 한다’고 관철시킨 다음에 하는게 맞지 않았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회담 날짜만 촉박하게 잡을 일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는 “민주당은 최소한 등록금 인하와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추가경정예산에 대해서 만큼은 진전된 입장을 받아왔어야 한다”고 했다.

    예고편만 떠들썩하고 실제 결과는 보잘 것 없다는 ‘태산명동서일필(太山鳴動 鼠一匹)’이었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한 중진의원은 “회담의 성과가 나올 것 같지 않았다면 아예 회담을 중단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회담장에서도 진전이 없다면 차라리 자리를 박차고 나오는 모습을 보이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