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경찰 2000여명 참석 ‘동원 의혹’
  • 검·경 수사권 조정을 논의하기 위한 ‘수사현실의 법제화 공청회’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국회 행정안전위 이인기(한나라당) 위원장과 행정자치부 장관 출신의 민주당 최인기 의원의 주최로 열린 이날 공청회에는 현직 경찰관을 물론, 전직 경찰관 모임인 ‘경우회’ 회원 등 2000여명이 몰려 경찰 궐기대회를 방불케했다.

    500여석 규모의 의원회관 대회의실은 회의시작 30분 전부터 발디딜 틈도 없이 가득 찼고, 회관 주변은 행사장에 들어가려는 참석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일부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경찰 지도부가 전국 각지에 있는 일선 경찰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회관 주변에는 이들을 단체로 운송한 대형버스 10여대가 늘어서 있었다.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은 검찰을 성토하고 수사권 조정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검찰에 권한이 집중돼 있어 권력남용과 부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행안위 소속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은 “경찰이 수사를 개시하는 현실을 반영하자는 것인데 검찰이 난리를 친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검찰이 경찰을 지휘하고, 경찰이 검찰에 절대적으로 복종해야 하는 형사소송법을 가진 국가는 대한민국밖에 없는데 이는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경찰 재직 경험을 이야기하며 “책임만 있고 권한은 없는 수사구조는 잘못된 것이다. 내 소명은 수사권 조정 법제화에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발언을 하는 동안 방청석에서는 10여차례에 걸쳐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발제자로 나선 서경진 변호사가 “현 수사 체계에 변화를 줄 만큼 문제가 있지 않다”고 말하자 방청석에서 “말도 안된다. 그만하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한편,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 동원 의혹에 대해 “내부 게시판에 행사명과 일시, 장소 등을 공지하고 자발적 참여를 유도한 것은 맞지만 공문을 내려 참석을 지시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