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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어떻게 바라 볼까. 이 대통령 스스로 임명한 장관들이나 검찰총장 등 청문 대상자들의 국회 청문회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알 수 없을 것 같은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이 대통령이 내놨다. 17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토론회 모두발언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앞으로 장관이 되고 싶은 사무관이 있다면 청문회를 보고 그때부터 자기관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장관을 꿈꾸며 공직에 들어선 이들의 ‘반면교사(反面敎師)’ 역할을 국회 청문회가 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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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이 17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정토론회에서 인사 청문회에 대한 소회 등을 말하고 있다.ⓒ청와대
이 대통령은 “나는 청문회 하는 걸 보면서 얘기한다”는 말로 이야기를 끌어갔다. “(다른 사람이) 청문회 해서 통과될 사람이 몇 사람이냐고 비관적으로 말한다”고 이어갔다.
그러면서 “(나는) 그 제도가 고칠 점도 있지만 괜찮다”는 말로 청문회 제도를 평가했다. “그렇게 해야 사무관에서부터 장관 되고 싶은 사람은 지금부터 자기 관리를 할 것”이라고 그 이유를 들었다.
“주소 함부로 옮기면 안되겠다, 외국 여행갈 때 친구지만 함께 하면 안되겠다, 고위공직자 할 때 부인이 비싼 가방, 명품을 사와서 안되겠다고 관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말에서는 고위 공직자 인사 청문회 때마다 국회의원들로부터 지적당하는 ‘단골메뉴’들이 다 들어 있다.
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 할 때 부인이 비싼 가방, 명품을 사와서 안되겠다고 관리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누굴 떠올렸을까.
실제로 이 대통령이 지명했지만 부인이 해외 여행에서 사온 고가 명품 때문에 자진 사퇴한 고위 공직자가 있었다.
이 대통령에 의해 검찰총장에 내정된 뒤 2009년 7월 인사 청문과정에서 낙마했던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가 주인공이다. 천 후보자는 "사업가 박모씨와 해외 골프 여행을 다녀왔고, 부인은 고가 명품 쇼핑을 했다"고 폭로된 다음날 자진 사퇴했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새로운 시대는 까다로운 기준 때문에 자기 관리를 하고 바른 사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내비쳤다.
“젊은 세대에 공직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자기 관리를 하겠구나 하는 장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문회가 그런 장점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젊은 세대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 거다”라는 말로 청문회에 대한 소회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