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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7일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에서 열린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요즘 온갖 화제를 몰고 다니는 MBC의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MBC가 일요일 오후 방영하는 ‘나는 가수다’는 실력파 중견가수 7명이 다양한 미션에 따라 노래를 부른 뒤 청중평가단의 평가에 따라 1명씩 탈락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 초기에는 1회 평가에 따라 탈락했으나 지금은 2회 경연결과를 합산해 탈락자를 결정한다.
그럼 이 대통령은 묵직한 분위기 속의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나는 가수다'를 왜 말했을까.
다름아닌 고위공직자들에게 '남 탓 하지 말라'고, '누굴 탓하느냐'며 질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누굴 탓하느냐. 정치를, 국민을 탓하느냐. 공직자가 누굴 탓하고 하느냐. 우릴 스스로 탓하는 것 이외에 길이 없다”고 역설했다. “공직자는 누구에게도 핑계를 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예로 들었다. “요즘 TV를 보니 '나는 가수다', 무자비하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딱 500명 방청석이 투표해 무조건 떨어져 나간다. 두 번해서 군말도 없이 떨어져 나가면서 ‘좋은 시간을 가졌다, 고맙습니다’ 이러면서 나가더라”고 말을 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제까지 언제 그랬느냐”고 말했다. 그 동안 우리 사회에 승복문화가 없었음을 지적한 것이다 “떨어지면 심판의 평가도 잘못됐고 500명을 뒤에서 매수했을 거라고, 자기 실력이 안좋다는 거 인정 안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는 가수다' 출연 가수들의 태도에 대한 칭찬을 거듭 이어갔다. “이제는 다 인정하고 오늘은 이런 장르, 앞으론 새로운 장르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려고, 그걸 1주일 연습해서, 노력해서 나오더라”는 것이다.
공직자들의 자세를 질타하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나는 가수다'에 대한 칭찬의 성찬이다.
이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정말, 그 정신이 우리한테도 필요하다. 군말이 없다. 누굴 핑계 대느냐”고 강조했다.
어쩌면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차관 등 이날 참석한 88명 가운데 앞으로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을 유심히 볼 고위공직자가 늘 지도 모르겠다.
이 대통령이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국정과 내각을 바라보는 아이디어를 얻고 있음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