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면전서 "산은 배제"..강만수 "포기 않고 대안 추구"
  • 국회 정무위의 14일 전체회의에서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사이에 어색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금융 정책을 총괄하는 김 위원장이 우리금융지주 인수에 의욕을 보였던 강 회장의 면전에서 "산은지주가 우리금융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격 발표, 쐐기를 박으면서다.

    두 사람은 서울대 선후배로, 행정고시 기수로는 강 회장이 8회, 김 위원장이 23회다.

    `모피아'(과거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출신 관료들을 일컫는 말) 그룹 내에서 대표적인 PK(부산ㆍ경남) 출신 인사로 서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지만, 우리금융 인수 문제를 놓고 서로 맞서게 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업무보고를 통해 산은지주의 입찰 배제 방침을 밝힌 뒤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며 "반대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더이상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여권 내에서조차 산은지주의 우리금융 인수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고개를 든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발표로 강 회장의 `메가뱅크론'에 급제동이 걸리게 된 셈이다.

    이에 강 회장은 "정부가 반대한다면 이를 따르겠다"면서도 "우리금융 인수가 무산되면 사실상 산업은행 민영화는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아닌가 생각한다.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특혜라고 하는데, (산은은) 100% 정부 은행이기 때문에 5천만 국민에게 혜택을 주는 것은 특혜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침울한 표정으로 산은의 외환은행 인수 무산 사례 등을 거론하고 "이번에도 무산되면 산은 민영화는 사실상 어려워진다"며 "M&A(인수ㆍ합병)를 통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신 기반을 확충하려면 5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국 금융회사 등 전문기관들과 얘기해본 결과 단 한 곳도 인수에 반대하지 않았다", "기업은행과의 합병을 선택할 수도 있지만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독특한 위상을 갖고 있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도 했다.

    강 회장은 "이런 여건 속에서도 산은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 여러가지 대안을 추구하겠다"고 '의지'를 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