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후반 추진과제 장악-친인척 비리 사전예방 핵심측근장다사로='장자방', 신학수='소집사'
  • 10일 오전 청와대는 바삐 움직이고 있다. 전날 단행된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인사 이후 떠나는 이나 보직 변경으로 자리를 옮겨야 하는 이, 새로 합류하는 이들 모두가 짐을 싸고 풀고 있기 때문이다.

    신임 12명의 수석 및 비서관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가장 비중을 둔 인사는 두 사람으로 꼽힌다. 기획관리실장에 내정된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54)과 후임 민정1비서관 자리를 꿰찬 신학수 총무비서관(53)이다. 장 다사로 기획관리실장은 비서관에서 수석급으로 승진했고 신학수 민정1비서관은 수평 이동했다.

  • ▲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청와대
    ▲ 장다사로 기획관리실장ⓒ청와대

    이 대통령은 집권 후반기를 보좌할 핵심 측근으로 왜 두 사람을 선택했을까. 이 대통령의 의중은 두 사람이 걸어온 경력과 새로이 맡은 보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 걱정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읽힌다. 하나는 이 대통령이 중점 추진하는 핵심 국정과제들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는’ 형태로 맥없어 지는 것이다. 또 하나는 역대 모든 정권의 집권 후반기 들어 나타난 측근 및 친인척 비리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가장 염려하는 점을 핵심 측근 두 사람을 기획관리실장과 민정1비서관에 앉힘으로써 해소하고자 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국정과제 추진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고 측근 및 친인척 비리를 사전에 막겠다는 의지다.

    우선 장 기획관리실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사항 이행 및 추진결과 등을 꼼꼼하게 챙기게 된다. 집권 이후 이 대통령이 중점 추진해온 국정과제들도 이 대통령에게 보고된 대로 진행되고 있는 지를 살피게 된다.

    새로운 과제를 기획하기 보다 이 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청와대와 내각이 흐트러짐 없이 업무를 추진토록 다잡는 일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이 정부에 남은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 일을 하기에 장 기획관리실장만큼 적임이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의 경력을 보면 그렇다. 그는 2007년 대선 캠프에서 기획-조직-재정-인사 등 모든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해 '장자방'으로 불렸다.

    전북 김제 출신으로 경동고와 국민대 (행정학과)를 나왔다. 인연은 이 대통령보다 형인 이상득 의원과 먼저 맺었다. 2006년 이상득 국회부의장 비서실장을 맡은 뒤 집권 이후 정무1비서관을 지냈다.

    특히 민정1비서관 시절 친인척 관리를 담당하면서 "입이 없다"는 소리까지 들을 만큼 입 무겁기로 정평이 났다. 윗사람들의 신임이 두터울 수밖에 없었다.

    새롭게 이 대통령의 측근 및 친인척 관리 업무를 맡게 된 신 민정1비서관은 ‘小(소)집사’로 불릴만한 사람이다. 청와대 김백준 총무기획관을 이 대통령의 ‘大(대)집사’로 부른다면 신 비서관을 그렇게 부를 만큼 이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

  • ▲ 신학수 민정1비서관ⓒ청와대
    ▲ 신학수 민정1비서관ⓒ청와대

    그는 이 대통령과 같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20년 가까이 이 대통령을 ‘모신’ 핵심중의 핵심 ‘가신(家臣)’이다. 2000년 6월부터 1년 반 동안 이 대통령의 큰형 상은 씨가 운영하는 ㈜다스의 충남 아산공장 관리팀장으로도 일했다. 인하대 법학과를 나온 그는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종로지구당 총무부장을 지냈다.

    그러니 그는 이 대통령의 친인척들이나 측근들을 훤히 알 수밖에 없다. 측근이나 친인척들에 줄을 대 부당한 이득을 보려는 징후가 포착되면 사전 조치를 취할 수 있을 만큼 빠삭하다고 할 수 있다.

    소집사로 불릴 정도이니 아무리 친인척이라고 하더라도 그의 말은 무시하기 어렵다. 이 대통령의 힘과 의중이 그만큼 무겁게 실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측근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비리 이후 청와대가 특히 강조하고 있는 친인척-측근비리 선제적 대응에 적합한 인물”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