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임기중 회의 한 번 못할 위원회 만들지 말라"국민경제대책회의서 공무원들의 일하는 자세 질타
  • ▲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한빛예술단에서 가진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보고서를 읽고 있다. ⓒ청와대
    ▲ 이명박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강북구 수유1동 한빛예술단에서 가진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보고서를 읽고 있다. ⓒ청와대

    “총리실이 위원회 집합소도 아니고, 몇 개냐?”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서울 수유동 소재 사회적 기업인 한빛예술단에서 가진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제89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네트워크를 위해 위원회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실용적으로, 실제적으로 일할 수 있는 위원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제11차 국가고용전략회의를 겸한 이날 회의에서 사회적기업 지원과 관련해 국무총리와 민간인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육성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관계부처가 보고하자 이 같이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임채민 국무총리실장에게 총리 산하 위원회가 몇 개인가를 묻고 41개라고 대답하자 “또 만들고자 한다. 차라리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 장관 한 명이 주관하고 다른 장관들이 참여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총리실에서 다하다 보면 뒤로 밀린다. 총리 임기 중에 한 번도 (회의를) 못 열 수 있다. 민간이 역할하고 정부는 제도적인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안이 터질 때마다 범 정부적으로 대처한다며 총리실에 각종 위원회를 설치한 뒤 현안은 해결하지 않고 위원회 숫자만 쌓아가는 식으로 일하는, 공무원들의 안이한 복무 태도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들이 중심이 돼 신설키로 한 ‘사회적기업 육성위원회’ 신설은 없던 일로 됐다.

    이 대통령은 "나(대통령 산하에)도 위원회가 10개가 안되지만 형식적으로 하지 않는다. 위원회를 적극 활용한다. 10개 있어도 정말 바쁘다”고 말했다.

    이어 “아침 일찍 회의하고 다음 달 회의에서 체크한다. 위원회 만들어 매달 체크하는 것 아니면 만들지 말라. 1년에 한 번 (회의) 할 거면 하지 마라"고 거듭 지시했다.

    그러면서 "사회적기업을 위해 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하면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그것은 일을 안 하는 것과 같고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사회적기업을 만들어서 억지로 시장을 독점하고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봉사하기 때문에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기업이 정부 지원받아서 중소기업과 충돌하는 것으로 시작하게 하면 안된다. 사회적기업의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과 경쟁하는 것으로 가면 사회적기업 범위에서 벗어난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사회적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아서 운영하다가 (지원이) 줄어들면 존속이 안되고, 또 지원받아서 끼리끼리 하다가 비리가 생기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일자리 창출과 나눔 실현을 위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이 대통령은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