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장 주재 확대비서관회의...'자기성찰과 소통' 고찰임실장 "반구제신(反求諸身의 자세로 자신을 돌아보자"
  • 27일 오전 청와대에서는 임태희 대통령 실장 주재로 확대비서관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수석과 수석 행정관들을 제외한 순수 비서관들만 자리를 함께 했다. 자유 토론 형식의 회의 주제는 ‘성공적인 정부를 위한 우리의 역할’이었다.

    '성공적인 정부를 위한 우리의 역할' 토론

    2시45분 가량 진지하게 진행된 이날 회의의 발언 요지는 ‘자기성찰과 소통, 일하는 자세’였다고 한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한 말이다. 

    김 대변인은 비서관 회의 내용을 브리핑하면서 매월 한차례 있는 정례 확대비서관 회의임을 강조했다. 그가 그렇게 강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전날 이명박 정권 창출 공신 중의 하나였던 은진수 감사원 감사위원이 부산저축은행 비리 연루 혐의로 사표가 수리됐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불똥이 어디로 튈지도 모르는 상황도 있다.

    자기성찰과 소통, 일하는 자세를 요지로 중점 논의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비서관들은 이날 회의를 매월 있는, 일상적인 회의로 생각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참석자도 “일파만파 번지는 저축은행 사건으로 분위기가 무거웠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회의에 참석한 한 비서관이 “이렇게 가슴이 뜨거워졌던 적이 있던가”라고 말할 정도로 열린 마음으로 토론했다고 말했다.

    한 비서관은 “우리가 하는 서민정책 등에 대해서 진정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가치 공유가 중요하다. 정치는 성과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떤 이는 현장과의 소통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자기가 담당하고 있는 분야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을 때 자기 분야 외에는 이 정부의 국정철학이나 정책들을 깊이 공유하지도, 설명하지도 못했다는 반성이다.

    비서관급이면 자기 분야 아니더라도 국정철학 있어야

    청와대 비서관급이라면 자기 담당 분야가 아니더라도 현장에서 국민들과 공감할 수 있어야겠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비서관으로 있다가 농촌진흥청장으로 나간 인사의 사례를 전했다. 본인이 죽을 힘을 다해 일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농업정책에 대해 홍보해 그게 잘됐다고 생각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현장은 달랐다.  농진청장이 돼 현장을 가보니 핵심에 있는 사람들조차도 실제 정책에 대해서는 잘 모르더라는 것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에 대한 얘기도 나왔다. SNS 영향력에 대한 말은 들었으면서도 써보지도 않고 걱정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질타와 반성도 있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나부터 잘 써 소통하자는 식의 반성이다.

    SNS도 두려워 하면서 무슨 소통을...

    정부 부처에서 온 공무원의 일하는 자세에 대한 자기 성찰도 있었다. “부처 조정관 역할만 해온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뜻을 부처에 전하고 부처에서 하는 일을 청와대에 전달하는 식의 일을 말한다. 이 비서관은 앞으로 나만의 프로젝트를 가지고 보다 진취적으로 일하겠다고 다짐 했단다.

    또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면 자기 자리를 걸고 윗사람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한다.

    임 실장은 토론회를 마치고 정리하는 말로 중용의 한 대목인 ‘반구제신(反求諸身)’을 인용했다. 어떤 일이 잘못됐을 때 남의 탓을 하지 말고 그 일이 잘못된 원인을 자기 자신에서 찾아 고쳐 나간다는 의미다. 청와대 비서관들은 남 탓 하지 말고 자기를 돌아보고 일하자는 뜻이다.

    '반구제신(反求諸身'의 자세로 일하길...

    임 실장은 “스스로 잘못된 것을 고치고 맞는 일을 할 때는 확신범이 돼 최종 전달되는 국민에게 직접 정책이 전달되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임 실장은 “청와대 비서실 조직을 적극적인 관심과 공유가 유지되는 유기적인 조직으로 만들고 내부 소통의 시간을 더 갖겠다”고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나 오늘 회의에서 은진수 위원이나 저축은행 관련한 얘기가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김 대변인은 “오늘 회의가 자기성찰의 시간이었다면 다음 토론에서는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실행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