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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민노당 같은 한나라당 도지사.”
지난 25일 중국 홍콩을 방문한 김문수 경기지사가 그곳에서 만난 민주노동당 소속 하남시의회 의장에게 건넨 농담이다. 최근 한나라당 내부의 당파 싸움과 대안 없는 좌클릭 행보에 대한 실망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특히 김 지사는 이 같은 당내 움직임의 구심점으로 볼 수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두고서는 “선덕여왕보다 센 것 같다”며 수위 높은 불쾌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최근 당내 논란을 빚고 있는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 박 전 대표가 “개정은 정치 개혁의 후퇴”라고 잘라 말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그동안 김 지사는 “한나라당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 박 전 대표 등 대권을 노리는 이들이 모두 전당대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투자 유치를 위해 중국에 방문한 김 지사는 25일 당권·대권 분리여부를 둘러싼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과를 전해 듣고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고려시대 이전까지는 아무리 왕이 있다고 해도 지방 호족들을 완전히 통치할 수 없었다”며 “당시에는 왕이 말을 해도 지방에서 안 들으면 그만이었지만, 박 전 대표의 경우엔 별로 말도 하지 않는데 한 마디만 하면…”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한나라당이 큰 정당이기는 하지만 의원들을 끌고 가는 리더십을 발휘할 할 수 있는 사람은 5~6명 정도로 볼 수 있다”면서 “(그런데)당대표는 물론이고 최고위원들까지 내년 대권에 도전할 수 없다면 1부 리그 선수는 빠지고 2부 리그로 경기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2부 리그만 가지고 총선을 돌파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특히 “너는 한번 해봐라. 나는 한번 볼게.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 다 합쳐도 될까 말까다”고 친박계의 묵묵부답 태도를 비판했다.
하지만 김 지사는 그러나 자신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7ㆍ4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저와 오 시장이 경선에 나서면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도지사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