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회 고액헌금?…“소득 얼마든 1/10 헌금 냈다”“4대강 살리기, 미래 후손들을 위한 사업”
  • ‘난타전’이 예상됐던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예상외로 차분하게 진행됐다. 유 후보자는 소망교회 거액 헌금 논란 및 배우자가 SK건설 취업 시 받은 3억원의 장려금에 대해서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24일 국회에서 진행된 유영숙 환경부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예상대로 소망교회 헌금 논란이 뜨거운 감자였다.

  • ▲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청문회에 앞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유영숙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청문회에 앞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야당 의원들로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다녔던 소망교회에 ‘한 자리’를 노리고 고액헌금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유 후보자는 지난 2007년부터 4년 간 소망교회에 9600여만원의 헌금을 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 정부 들어와서 장차관과 공기업의 많은 분들이 소망교회 인맥을 가지고 진출했다. 그것의 결정판이 유영숙 장관 후보자가 아닌냐”고 주장했다.

    유 후보자는 소망교회는 1980년대부터 다녔다며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소망교회를 다녔는데 그동안 지방과 외국에 있다가 2008년부터 다시 다녔다. 관직 로비를 위해 교회를 다녔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며 헌금도 십일조에 따라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후보자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연관성에 관해서도 “몇 만 명이 다니는 교인 중 한 명 이었다. 유영숙이라는 교인이 왔는지 갔는지도 모르는 그런 상황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을 뵌 적이 한 번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평생 교회 헌금이나 기부금을 특혜를 바라고 내본 적이 결코 없다. 평생 그런 생각을 한 번도 안했다”고 답했다. “소득이 얼마가 되든 10분의 1은 헌금과 기부금으로 낸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위해서였다. 미국에서도 1000달러를 벌면 100달러는 헌금했다”고 덧붙였다.

    유영숙 후보자는 배우자 남충희씨의 거액 연봉 및 성과금과 관련해서도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성과금이 아니었다. 일종의 입사지원금으로 업무가 어려워서 입사하길 망설이는 사람에게 주는 영입자금으로 볼 수 있다. 일반 국민에게 생각할 때 큰 금액인 것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4대강 사업에 따른 환경 문제,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 사건 등 환경 현안에 대한 업무능력 검증에 초점을 맞췄다.

    유 후보자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4대강 사업은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의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업으로 이해하고 있다. 미래 후손들을 위한 사업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 ▲ 유영숙 환경부 장관 내정자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대비해 작성해 온 메모. 구체적인 수치와 환경문제 연관성 등을 색연필 등으로 빽빽하게 기록, 대비를 철저히 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연합뉴스
    ▲ 유영숙 환경부 장관 내정자가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대비해 작성해 온 메모. 구체적인 수치와 환경문제 연관성 등을 색연필 등으로 빽빽하게 기록, 대비를 철저히 해온 것을 알 수 있다.ⓒ 연합뉴스

    최근 잦은 비 피해로 논란이 되고 있는 4대강 지류·지천 사업에 대해서도 “4대강은 본류, 지류 모두 다 중요하다. 지류는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있고 열악하기 때문에 허용된 예산 범위 내에서 필요한 곳부터 중점적으로 하겠다”며 사업 진행 의지를 밝혔다.

    특히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고엽제 매립 의혹 사건과 관련해 “매몰 행위가 사실인지, 또 장소가 어디인지 진상조사를 명확히 하는 게 시급한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유 후보자는 “혹시라도 맹독성의 고엽제에 포함된 다이옥신이 미량이라도 토양에 묻혔을 경우, 주민들의 건강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부도 유 후보자의 '선방'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환경부 한 고위관계자는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여러 의혹제기로 우려가 컸으나 내정자께서 오후들어 더 침착하게 대응한 것 같다"며 무난한 통과를 점치기도 했다.

    한편, 24일로 예정됐던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여야 간 이견으로 유보됐다. 민주당은 서 내정자가 쌀소득보전직불금 부당수령과 농지원부 허위기재 등 의혹이 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