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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부품업체인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현대차 생산라인에 빨간불이 켜졌다.
피스톤링 등 핵심 부품의 70% 이상을 유성기업 한 곳에서 공급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나마 재고 물량도 넉넉하게 마련돼 있지 않아 조만간 생산라인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23일 현대차에 따르면 유성기업이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자동차 생산라인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하지만 당장 24일부터는 쉽지 않다. 4공장의 포터와 스타렉스, 2공장의 산타페 등 SUV 생산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현대 기아차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부품업체가 국내 자동차 시장을 '쇼크' 상태에 빠트렸다.
업계의 목을 조르는 것은 피스톤링. 유성기업은 국내 피스톤링 80%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피스톤링 개당 가격은 약 1300원이다. 개당 천원쯤 하는 부품하나가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차량의 생산을 통째로 멈추게 만든 셈이다.
완성차 업체 '재고 준비' 미비, 위기 관리 능력도 ↓
이를 놓고 완성차 업체들의 위기 대처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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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성기업에서 생산하는 엔진 부품 피스톤링 ⓒ 유성기업 홈페이지 캡쳐
엔진에 쓰이는 중요한 부품을 한 업체에 독점으로 맡겨온 것.
국내외 여러 곳으로 공급업체를 마련해두지 않았던 터라 이번 유성기업의 파업이 생산중단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만들었다. 대한이연이라는 회사도 피스톤링을 생산하지만 현재 100% 가동 중이라 추가 납품은 어렵다.
또한 유성기업은 지난 18일 이후부터 충남 아산공장 생산을 전면중단했다. 파업에 치닫기 전까지 최소 며칠간의 시간이 있었지만 완성차 업체들은 재고를 마련해두지 않았다. 파업이 장기화되면 완성차 업체들이 입는 피해도 어마어마하다.
현대차 측은 예상되는 생산차질 규모를 파악, 대책 마련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성기업 사태가 장기화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자동차공업협회와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은 이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에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다. 이들은 “부품 재고가 소진되기 시작하는 24일 이후에는 대부분의 완성차업체에 생산차질이 예상돼 자동차업계의 막대한 피해를 입게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