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9일(현지시각) 소포를 이용한 폭탄 테러로 악명 높았던 '유나바머' 시어도어 카진스키가 1982년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에도 연루됐는지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은 시카고 지역에서 누군가가 청산가리 캡슐을 진통제인 타이레놀과 바꿔치기 해 가게 매장에 비치해 놓은 것으로, 당시 이를 복용한 7명이 사망했다.

    사건 발생 직후 타이레놀 약병을 내다버리라는 경찰의 신속한 홍보 때문에 사망자가 더 발생하지 않았지만, 범인이 누구인지는 아직까지도 오리무중이다.

    FBI는 이날 성명에서 "1982년 타이레놀 독극물 사건과 연계된 증거를 재조사하는 과정의 일부로 카진스키를 포함한 여러 명의 DNA 샘플을 확보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1998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카진스키는 그러나 자발적인 DNA 샘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고 FBI는 덧붙였다.

    카진스키 변호인은 "그가 타이레놀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음을 전적으로 확신한다"면서 "정부가 그의 DNA 샘플을 얻고자 한다면 법정에 가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 태생인 카진스키는 지난 5일 관련 자술서에서 "나는 청산가리를 소유한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버드대를 졸업한 카진스키는 현대문명과 기술발전의 폐해를 지적하며 1978~1986년 모두 16차례에 걸쳐 소포 폭탄 테러를 감행, 3명을 숨지게 하고 29명을 다치게 했다.

    미 당국은 이들 사건 희생자의 지원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카진스키의 소지품과 카진스키가 직접 작성한 2만쪽 분량의 '유나바머 선언문'을 경매에 부친 상태다.

    범행 초기에 주요 테러 대상이 대학(University)과 항공사(Airline)였다는 점 때문에 카진스키는 '유나바머(Unabomber)'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시카고 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