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군이 ‘부부의 날’을 맞이해 '부부 특급전사'를 소개했다. 이들에 대해 듣다보면 한국판 ‘미스터&미세스 스미스 부부’를 보는 듯 하다.
육군은 20일 “한 부대에서 근무하는 부부가 둘 다 특급전사로 인정받고 있다”며 제31보병사단 김윤수 대위(30세, 학군 43기)와 백혜진 대위(29세, 간부사관 10기)를 소개했다.
김윤수 대위는 특전사 11여단 출신의 특수전 전문가다. 지금은 31사단의 기동타격대 역할을 하는 기동대대 중대장으로 근무 중이다. 김 대위는 천리행군과 특전사 공수교육 1위, 특수전 교육과정을 2위로 수료한 ‘특수전 전문가’다.
그의 부인인 백혜진 대위도 만만치 않다. 현대 31사단 신병교육대대 중대장으로 근무한다. 하지만 사단 내에서는 그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명사수’라 부른다. 2010년 사단 ‘개인화기사격 경연대회’에서 만점을 기록해 1등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태권도 2단, 유도 2단에 체력도 특급이다.
2005년 같은 해 임관한 두 사람은 2008년 11월 보병학교 고등군사반 교육과정에서 동기의 소개로 만나 7개월간의 연애 끝에 2009년 6월 결혼했다.
-
둘은 서로가 생사(生死)를 함께하는 전우이자 선의의 경쟁자다. 임무를 수행하면서 서로 조언과 도움을 주고받을 때에는 더 없이 든든한 반려자이자 전우이지만 각자가 병력을 책임지고 있는 중대장이다 보니 때때로 경쟁을 하기도 한다.
남편 김 대위는 “둘 다 중대장이면서 소령진급 심사도 같은 해에 들어가잖아요. 가끔 우리 중대가 최고라고 티격태격하기도 해요. 하지만 서로를 보면서 자신을 채찍질하고 상대방의 장점을 배우는 일이 더 많죠”라며 웃었다.
아내 백 대위는 “제가 교육한 신병들이 남편이 있는 부대로도 전속되는데 가끔 신병을 받고 나서 저한테 잔소리를 해요.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강한 신병을 육성하기 위해 더 정성을 쏟게 되요”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대화는 군대로 시작해 군대로 끝난다. 그러다 보니 가끔 휴가 때 만나는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소외되기 일쑤다. 하지만 부부는 “군인이 좋아서 선택했고, 24시간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으니 누구보다 행복하다”고 입을 모은다.
물론 부부군인이라고 해서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대장이기에 같은 부대 한 집에 살면서도 얼굴 보기가 쉽지 않다. 새벽에 출근해 부하들과 아침점호를 함께하고 취침시간 후에 퇴근하다 보면 하루에 마주하고 있는 시간은 두 세 시간 남짓하다. 게다가 당직근무와 야외훈련 일정이 서로 엇갈릴 때면 한 달에 열흘 넘게 얼굴을 못 볼 때도 많다.
징검다리 연휴가 많았던 5월 초에도 백 대위는 5주간의 신병교육훈련을 마치고 모처럼의 여유를 가졌지만, 남편인 김 대위는 해안경계부대 증원으로 한 달여 간 파견을 가 있는 상태다. 김 대위가 복귀할 즈음에는 다시 백 대위의 신병훈련이 시작된다.
백 대위는 “중대장의 중책을 맡고 있다 보니 솔직히 가정에 소홀한 것이 사실이다”면서, “남편이 고된 훈련을 끝내고 오랜 만에 집에 왔을 때 제가 훈련 때문에 따뜻한 밥 한 끼 챙겨줄 수 없을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때문인지 결혼 2년차를 맞는 이들 부부에게는 아직 2세가 없다. 중대장으로서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오랜 시간 두 사람을 지켜본 주위의 동료들은 “전투임무 수행 능력은 물론 병력관리와 동료애, 모범적인 가정생활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 특급”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현재 국정원, 경찰에는 부부 요원들이 다수 존재한다. 하지만 군 내에서 부부 모두 '특급전사'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