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역사상 최초로 '달릿(불가촉천민)' 출신의 여성 국회의장이 된 메이라 쿠마르 하원의장이 `평화와 경제협력'이라는 메시지를 들고 18일 우리나라를 찾았다.

    쿠마르 의장은 인도의 신분제인 카스트제도에서 최하위였던 출생적 한계를 딛고 지난 20여년간 인권보호와 카스트제도 폐지 운동을 전개해 왔던 여성 정치인이다.

    인권의식의 성장 속에 여성이 폭넓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쿠마르 의장은 64세였던 2009년 당시 의원들의 만장 일치 표결로 의회의 수장이 됐다.

    이번에 생애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는 쿠마르 의장은 19∼20일 열리는 서울 G20(주요 20개국)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해 세계 공동번영에 관해 목소리를 낸다.

    회의의 핵심의제 중 하나인 `세계 평화와 반테러' 분야를 맡아 연설에 나서는 쿠마르 의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이번 회의가 매우 의미있는 회담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어떻게 테러를 완전 추방할 전략을 발전시킬지를 토론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평화라는 주제 만큼이나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발효한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등에 힘입어 증가하고 있는 양국의 교역 규모를 지난해 1천700만달러에서 2015년에는 3억달러까지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경제 성장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면서 긴밀한 친선관계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인도 전통 여성의상 차림으로 인터뷰에 나선 쿠마르 의장은 현지 여성의 정치 참여와 관련, "현직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과 여야 대표, 인디라 간디 전 수상 등이 모두 여성"이라며 "인도 여성들은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쿠마르 의장과 일문일답.

    -- 한국 방문 소감은.

    ▲이번이 나의 첫 한국 방문이다. 제2회 G20 국회의장 회의에 참석차 왔으며 다른 나라들의 많은 의장들을 만나길 고대하고 있다. 매우 의미있는 회담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세계 평화와 함께 테러리즘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각국의 의회들이 전 세계적으로 테러를 완전히 추방하기 위한 전략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갈 것인지 등을 토론할 예정이다.

    -- 인도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 분위기는 어느 정도인가.

    ▲인도 대통령도 여성이며, 연방집권당인 국민회의당 대표 소니아 간디와 야당 대표도 여성이다. 인도 전역에서 정치인으로 활동하는 여성이 100만 명 이상이다.

    인도는 마을 대표 기관의 의석도 여성 몫으로 20%가 배정된다. 모든 세대의 여성이 자신감을 갖고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됐으며, 입법기관에까지 진출하게 됐다. 인도 여성은 준비가 돼 있다.

    -- 향후 인도의 경제 전망은 어떤가.

    ▲만모한 싱 총리가 올바른 결정을 하고 있다. 1990년대 인도는 탄탄한 토대를 갖고 있었고,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총리가 경제개혁을 추진했다. 경제 개혁의 세계화로 경제는 성장했으며,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면했으나 이를 극복해 냈다. 경제 성장 과정에서 한ㆍ인도 양국이 관계 증진을 위해 협력하길 희망한다.

    -- 한ㆍ인도 동반성장에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얼마나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물론 도움이 된다. 양국 교역규모는 지난해 1천700만 달러였는데 2015년 목표는 3억달러이다. 양국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및 다른 조치가 있을 것으로 확실한다.

    -- 한국기업들이 인도 진출에 관심이 많은데 의회가 투자 증진을 위해서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가.

    ▲의회와 부처에서 독려하고 있다. 의회에도 위원회를 두고 투자 걸림돌을 제거하고, 투자 증진을 지원하고 있다.